걸어가는 중 거미줄이 걸리는 느낌은 뭘까?

정말 질문이 많이 온 주제로 길을 걸어가다가 뭔가 거미줄 같은 게 걸리는 느낌이 든 적이 있을 겁니다 ‘거미줄 같은’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내가 무엇에 걸렸는지 확인하기가 어렵고, 그런 일을 겪은 장소가 길 한복판 등 거미줄이 있을 만한 장소가 아니라서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거미줄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거미줄이 어떻게 길 한복판에 있는 걸까요? 주변을 둘러보면 거미가 거미줄을 걸만한 곳이 전혀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거미는 집을 짓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서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거미줄을 뿜습니다. 이 거미줄이 바람에 휘날리면서 어딘가에 걸리면 그때부터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 거미줄이 바람에 휘날리다가 걸어가던 사람의 피부에 우연히 접촉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거미집을 짓기 위해 뽑은 거미줄이 아니라 비행실일 수도 있습니다. 비행실은 거미가 비행할 때 사용하는 거미줄을 의미하는데, 주로 다른 서식지로 이동하고자 할 때와 알에서 갓 태어났을 때 거미줄을 이용해 비행을 시도합니다.

거미가 비행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이와 관련해 과학저널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실린 조문성 독일 베를린 공대 박사과정생 외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자료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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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크랩거미를 이용해 거미의 비행을 관찰했습니다. 관찰한 내용에 따르면 거미는 비행하고자 할 때 기상조건을 확인하기 위해 다리를 높게 치켜 듭니다. 적당한 기상조건임을 확인하면 복부를 높이 들어올려서 비행실을 뿜고, 바람에 비행실이 휘날릴 때 함께 날아갑니다.

흥미로운 내용은 풍속이 1.5~3.3m/s 정도의 약한 바람일 때도 비행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비밀은 난류에 존재하는 상승기류와 공기의 점성에 있습니다.

 바람의 세기는 높이에 따라서 차이가 있는데, 바람이 센 곳과 약한 곳이 섞이면서 난류를 형성합니다. 이때 하강기류와 상승기류가 생기고, 거미는 상승기류를 이용해 비행합니다. 또한, 비행에 사용하는 비행실은 최대 60가닥에 평균 3m 길이의 거미줄입니다.

(조문성님 제공)

일반 거미줄(1㎛~2㎛) 보다 훨씬 가느다란 줄(200㎚)을 여러 가닥 뿜으므로 공기와 마찰하는 거미줄의 표면적을 최대화해 공기의 미세한 점성력을 모아서 날아갈 수 있습니다.

물론 거미줄의 길이가 길어지면 더 큰 저항력을 만들어낼 수 있겠으나 얇은 거미줄이 너무 길어지면 끊어질 수 있으므로 3m 길이의 거미줄을 뿜습니다.

여기까지 비행실과 관련한 내용을 다뤄봤습니다. 추가로 조문성님에게 주제에 관해 자문한 내용을 소개해드리면 허허벌판에서 거미줄이 걸렸을 때는 비행실일 확률이 높고, 거미가 충분히 이동 가능한 거리의 공간이 있을 때는 그 사이를 이동할 때 나온 실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해주셨습니다.

그러니까 거미가 이동하는 방법에는 줄을 타고 내려와서 바람을 이용해 이동하는 Drop and swing 방법과 거미줄을 쏘아서 이은 다음에 이동하는 bridging 방법 등이 있습니다. 바로 이 거미줄에 우리가 걸렸을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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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후자의 방법은 다윈의 나무껍질거미(Darwin’s bark spider)라는 거미 종을 보면 좋을 것 같은데, 해당 거미 종은 흐르는 강물 위에 최대 길이가 25m인 거미줄을 칠 수 있습니다. 이는 강의 양쪽 둑을 이을 수도 있는 길이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걸어가다가 거미줄에 걸렸을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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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중 거미줄이 걸리는 느낌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