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일식(日食)을 먹을 때 플라스틱으로 만든 초록색 풀 모양의 장식품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이것을 접하면 먹어도 되는 건지 긴가민가합니다. 그래서 입으로 가져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고, 씹어 본 뒤에야 플라스틱 장식품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곤 합니다.

이것은 이개비, 하란, 하랑, 바란, 바랑 등의 다양한 이름(이하 ‘바란’)으로 불립니다. 이름을 처음 들어 보는 사람이 많을 텐데.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에 관해서는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주제의 의문부터 해결해보면 바란은 도시락에서 장식과 음식물이 섞이는 것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바란, 원래는 엽란 잎사귀였다

바란은 일본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년~1867년) 때 초밥을 장식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음식 밑에 깔거나 주변에 꽂는 식으로 활용했고, 원래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조 바란이 아니라 백합과의 다년생식물인 엽란의 잎사귀가 그 역할을 했습니다. 실제 바란을 활용해 장식하면 음식이 신선해 보여서 더 맛있어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달라붙기 쉬운 생선회를 분리해주는 역할도 해주므로 일석이조였습니다.
진짜 잎 대신 플라스틱 바란을 쓰는 이유

근데 왜 이제는 실제 엽란의 잎사귀가 아닌 인조 바란을 사용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가격과 보관의 문제 때문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플라스틱으로 엽란의 잎사귀 모양을 본떠 만든 것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부 고급 일식집에서는 인조 바란이 아니라 실제 엽란의 잎사귀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바란의 유래는 이와 같고, 앞서 후술하겠다고 한 내용에 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하란·바란·이개비, 이름이 다양한 까닭

엽란은 일본어로 ハラン라고 쓸 수 있고, 발음해보면 하란 또는 하랑으로 발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바란은 인공으로 만들었다는 의미로 人造(인조)를 붙여 人造ハラン(인조 하란)이라고 부릅니다. 근데 발음이 어렵고, 익숙하지 않아 人造ハラン(인조 하란)에 탁음을 붙여 人造バラン(인조 바란 또는 바랑)으로 발음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인조를 빼고, 그냥 바란 또는 바랑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아쉽지만 이개비라는 이름의 어원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가늘게 쪼갠 나무토막이나 기름한 토막의 낱개를 뜻하는 ‘개비’에 ‘잎’이 합쳐져 잎개비로 불리다가 잎개비의 발음이 순화되어 이개비로 불린 것 같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는 이개비라는 이름으로 인조 바란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회 밑의 반투명한 천사채는 먹을 수 있을까?

추가로 회 밑에 반투명한 당면 같은 것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천사채라고 합니다. 천사채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다시마의 알긴산 성분을 증류·가공해 만든 인공 국수입니다. 즉, 먹을 수 있습니다.

천사채를 회 밑에 까는 이유는 무채 대용입니다. 무채는 생선회의 염분을 흡수해주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해줍니다. 또한, 무채와 회를 함께 먹으면 위벽을 보호해줄 수 있고, 소화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비용이 비싸므로 고급 일식집에서나 볼 수 있고, 일반적으로 천사채를 많이 대용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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