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에서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펌프 용기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샴푸통이나 세제통 등을 떠올리면 됩니다.
펌프 용기의 머리(헤드) 부분을 눌렀다가 떼주면 펌프질이 되면서 용기 안에 있는 용액이 밖으로 배출되는데, 이러한 기능을 하는 용기를 펌프 용기라고 합니다. 근데 펌프 용기 제품 중에서 어떤 제품은 펌프질을 했을 때 용액이 거품으로 변해서 나옵니다. 무슨 원리일까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일반 펌프 용기의 원리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펌프 용기 내부는 위와 같고, 헤드를 눌러주면 내부의 공기를 밀어내면서 압축합니다. 이때 펌프 용기의 유입 밸브는 닫히고, 유출 밸브는 열리는데, 유입·유출 밸브는 조그마한 구슬이 기능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헤드에서 손을 떼주면 압축된 스프링이 복원됩니다. 이때 유입 밸브는 열리고, 유출 밸브는 닫히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압력 차이로 용기 안의 용액이 튜브로 흡입되고, 펌프질을 반복하면 용기 내부의 용액이 헤드의 배출구를 통해 나옵니다.
그렇다면 거품 펌프 용기는 무슨 원리일까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 펌프 용기와 거품 펌프 용기를 구매해서 분해해봤습니다. 분해해서 봤을 때 딱히 볼 건 없고, 원리나 구조도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거품 펌프 용기는 내부에 공기가 잘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구멍과 공간이 있다는 겁니다.
본질적으로 거품이 뭘까요? 화학용어사전을 참고해보면 거품은 액체의 엷은 막으로 둘러 싸인 기체 입자의 집단을 의미합니다. 거품은 주로 두 종류 이상의 물질이 고르게 섞인 액체 혼합물에서 잘 생기는데, 특히 비누나 세제 등 계면활성제를 사용한 제품을 물과 함께 사용할 때 잘 생깁니다.
계면활성제를 자세히 알아보면 계면은 서로 다른 성질의 물질이 맞닿은 경계면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계면활성은 이러한 계면의 표면장력을 감소시켜주는 물질의 성질을 의미하고, 계면활성제는 계면활성을 보이는 물질을 의미합니다.
계면활성제의 분자는 물과 친한 친수성과 물과 친하지 않은 소수성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계면활성제와 물을 섞은 용액에 공기를 주입하면 친수성 부분은 바깥을 향하면서 물과 붙고, 소수성 부분은 공기를 감쌉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거품입니다.
앞서 봤던 거품 펌프 용기에서 내부에 공기가 잘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구멍과 공간이 있는 이유도 용액에 공기를 많이 접촉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계면활성제인 중성세제와 물을 섞어 만든 용액을 거품 펌프 용기에 넣어서 펌프질하면 거품으로 나올까요?
그렇습니다. 물과 중성세제를 3:1 비율로 섞은 후에 거품 펌프 용기에 담아서 펌프질을 해보면 용액이 거품이 돼서 나옵니다.
또한, 굳이 거품 펌프 용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흔들어줘서 인위적으로 용액을 공기와 섞이도록 하면 거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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