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봉지 과자를 먹을 때 어떻게 개봉해서 먹나요? 저는 봉지 과자의 윗면 중앙 앞뒤 부분을 양쪽으로 잡아당겨서 윗면을 전체 개봉한 후에 먹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만약 이 방법이 잘 안 되면 봉지의 윗면 또는 아랫면의 톱니처럼 된 부분을 종이 찢듯이 뜯어서 개봉해 먹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봉지 과자를 개봉할 수 있는데, 봉지만 개봉하면 되므로 사람마다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봉지 과자의 앞면 오른쪽 위를 보면 ‘▲뜯는곳’을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그냥 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으나 대부분 과자 제조 업체에서 비슷한 위치에 표기해놨다는 것이 조금 의아합니다.
혹시 특수처리가 되어 있어서 따로 표기해놓은 것일까 싶어서 과자 제조 업체에 문의해봤고, 오리온과 크라운제과에서 답변받은 내용에 따르면 아무런 특수처리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즉, 과자 봉지 윗면의 아무 위치에서나 봉지를 뜯을 수 있다는 것이고, 실제 해보면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쉽게 뜯을 수 있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후술하도록 하고, 그러면 왜 대부분 과자 제조 업체에서 오른쪽 위에 뜯는곳을 따로 표기해놓은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별 이유는 없는데, 오른손잡이가 많으므로 오른쪽에 표기해놨을 겁니다. 왼손으로 잡아서 지탱해주고 오른손으로 봉지를 뜯어내게끔 안내하는 것인데, 반대로 해보면 꽤 어색합니다.
그렇다면 왜 윗면 오른쪽에서 6~90%쯤 되는 위치에 ‘▲뜯는곳’ 표기를 넣어놨을까요? 죠리퐁(크라운)과 새우깡(농심), 카라멜메이플(크라운), 허니버터칩(해태) 등 여러 과자 제조 업체의 상품을 구매해서 ‘▲뜯는곳’ 표기가 어느 위치쯤에 되어 있는지 비율을 계산해봤습니다.
계산해보면 죠리퐁은 윗면 왼쪽을 기준으로 73% 위치에 있었고, 새우깡은 68%, 카라멜메이플은 79%, 허니버터칩은 86% 위치에 있었습니다.
죠리퐁과 새우깡은 윗면 전체의 길이는 다르지만, 오른쪽을 기준으로 5.7㎝ 떨어진 것이 같았고, 카라멜메이플과 허니버터칩은 ‘▲뜯는곳’ 표기 위치가 매우 오른쪽에 치우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뜯는곳’ 표기가 가장 오른쪽으로 치우친 허니버터칩이 안내하는 표기에 맞춰 뜯어봤을 때 세로 면으로 아주 길게 뜯어내지 않으면 손을 넣어서 먹기가 불편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죠리퐁과 새우깡처럼 5.7㎝ 떨어진 곳에서 뜯어 봤을 때는 손을 넣어서 먹기 편했습니다.
그러면 아예 중앙쯤에 ‘▲뜯는곳’ 표기를 해놨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이와 관련해 크라운제과로부터 답변 받은 내용에 따르면 60~90%의 위치에서 뜯었을 때 과자 내용물이 개봉된 부위로 쏟아지지 않는 위치라고 합니다.
설명에 따라서 ‘▲뜯는곳’ 표기 위치에서 뜯었을 때 과자를 눕혀보면 흘리지 않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위치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소비자가 각자 먹기 편한 방법으로 먹다 보니 무의미한 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앞서 후술하기로 했던 아무 처리도 되어 있지 않은 과자 봉지를 쉽게 뜯을 수 있는 이유에 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 비밀은 과자 봉지 윗면의 톱니 모양에 있는데, 톱니의 패인 부분을 균열(crack)이라고 합니다.
두 손을 이용해 과자 봉지를 수직 방향으로 뜯으면 균열에 전단응력이 가해지고, 응력 집중 현상이 발생해 적은 힘으로도 균열을 쉽게 파괴할 수 있습니다. 아주 간혹 과자 봉지가 잘 안 뜯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동전을 위와 같이 해주면 응력 집중이 더 잘 되어 쉽게 뜯을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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