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다면 잘 모를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도 기찻길이나 지하철의 철로를 잘 떠올려 보면 철로 바닥에 자갈들이 깔린 것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물론 자갈이 아닌 콘크리트로 된 철로도 많아서 못 본 사람도 있을 겁니다.
지금의 지하철은 스크린도어를 설치해놔서 철로 안을 들여다보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기차 등을 이용하면 철로에 깔린 자갈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철로에 왜 자갈을 깔아놨을까요? 혹여나 차량이 이동하는 중에 돌이라도 걸리면 튀겨서 위험하지 않을까 싶은데 말입니다. 객관적인 답변을 위해 코레일 한국철도공사에 문의하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먼저 기차가 다니는 길을 궤도라고 합니다. 궤도는 노반과 자갈, 침목, 레일 등으로 구성됐고, 자갈로 이루어진 궤도를 자갈 도상 궤도라고 합니다.
여기서 도상이란 침목과 노반 사이에 있는 궤도의 구조 부분으로 침목으로부터 전달되는 하중을 넓게 분산시켜 노반에 전달하고, 침목을 정해진 위치에 고정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궤도는 콘크리트 도상 궤도라고 합니다.
서울 지하철을 기준으로 1기 지하철(1~4호선)은 자갈 도상 궤도로 되어있고, 2기 지하철(5~8호선)은 콘크리트 도상 궤도로 되어있습니다. 도상에 따라 장단점이 있는데, 지하철은 자갈 도상 궤도인 곳을 콘크리트 도상 궤도로 개량하려고 재시공 중입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구 서울메트로)에 문의해본 결과 2020년 1월 31일 기준으로 1기 지하철의 52%는 콘크리트 도상 궤도로 개량했다고 합니다.
먼저 주제의 의문과 관련한 자갈 도상 궤도부터 알아보면 전동차의 하중이 자갈에 의해 고르게 분산돼 진동과 소음이 적어서 승차감이 좋습니다. 또한, 철로에 풀이 나는 것을 막아주고,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자갈만 깔면 되므로 초기 시공이 간편하고, 건설비가 저렴합니다.
이외에도 레일과 침목 등의 변형이 쉬워서 보수작업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변형이 쉬운 만큼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즉, 유지비용이 많이 들고, 전동차의 하중에 의해 내려앉은 자갈들은 도상 다짐을 통해 재정비해줘야 하므로 손이 많이 가서 철로 이용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의 영향에도 취약한데, 홍수나 산사태 등 재해가 일어나면 복구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갈끼리 부딪치면 석분과 비산, 먼지 등이 많이 발생하므로 폐쇄된 환경의 지하철역에 사용하기에는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환기가 잘 되는 지상 지하철역이나 기찻길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폐쇄된 공간에서도 자갈 도상 궤도를 한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때 사용한 자갈들은 세척 작업 등을 거친 자갈이라서 비교적 안전합니다.
이와 비교하면 콘크리트 도상 궤도는 먼지가 덜 발생합니다. 근데 초기 건설비가 비싸고, 시공작업이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콘크리트이므로 깔아놓은 다음에는 보수작업과 선형변경 등이 어렵고, 소음과 진동이 큰 편이라서 승차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별도의 완충재를 넣기도 합니다.
그래도 자갈 도상 궤도처럼 주기적으로 유지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배수가 잘되므로 기후의 영을 덜 받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보면 자갈 도상 궤도보다 내구연한이 깁니다.
어떤 도상 방법으로 하는 게 좋다 나쁘다를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미국이나 일본 등은 콘크리트 도상 궤도를 더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지하철을 타거나 기차 등을 타게 되면 한 번 철로를 살펴보고, 어떻게 되어있는지 확인해보길 바랍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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