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이 가장 예민하여 외부로부터 충격을 받았을 때 큰 고통을 느끼는 부위를 급소라고 합니다. 신체에 급소는 매우 많으나 남성에게 급소를 한 곳만 골라보라고 한다면 대부분이 거기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기 통증이 흔한 경험은 아닌데, 살면서 다양한 이유로 한 번쯤은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아주 살짝만 충격을 받아도 털썩 쓰러지고, 엄청난 고통을 느낍니다. 이는 엄살을 부리는 게 아니라 주변 시선에 상관없이 본능적이고, 자연적으로 그렇게 됩니다. 근데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통증이란 실제적이고, 잠재적인 조직손상 또는 악영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쾌한 감각 또는 감정적 경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통증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감각입니다.
통증의 기전은 크게 통각 수용기성 통증, 염증성 통증, 심인성 통증, 신경병성 통증, 혼합성 통증, 원인불명의 통증 등 여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중 외부 충격에 의한 통증은 통각 수용기성 통증에 해당합니다.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물리적인 충격을 받았을 때 통각 수용기가 활성화되면서 말초신경(유수신경섬유(Aδ)와 무수신경섬유(C))을 통해 척수, 측척수 시상로를 거쳐 대뇌 피질에 통각 신호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충격을 받은 신체 부위의 조직세포 및 말초신경 말단에서 프로스타글란딘(중추신경계에 통증 자극 전달 물질)과 브래디키닌(히스타민 방출 유도, 발적·부종·염증을 일으켜 통증 유발 물질), P 물질(국소조직이나 통증 수용기에 자극 전달 물질), 세로토닌, 칼륨 이온(K+), 수소 이온(H+) 등이 활성화되면서 통증을 유발합니다.
간혹 통증을 델(dell)이라는 단위와 함께 수치로 비교한 자료를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데, 경험해보지 않아도 많이 아플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고통의 예시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중에서 거기 통증은 꽤 상위권에 속해있고, 그 누구도 반박하지 않습니다.
근데 델이라는 단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가짜 자료입니다. 어쨌든 맞았을 때 거기 통증이 심하다는 주장에는 모든 남성이 동의합니다. 그 이유는 통증을 느끼게 해주는 통각 수용기가 다른 부위보다 많기도 하고, 해당 부위에는 뼈나 근육 등의 피하지방이 거의 없어서 충격 흡수를 잘 못 하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거기를 맞으면 통증뿐만 아니라 형용할 수 없는 기분 나쁜 통증도 발생합니다. 어지럽기도 하고, 호흡이 거칠어지는 등 알 수 없는 느낌이 생기는 이유는 구토중추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구토중추는 뇌의 연수에 있고, 아포모르핀이 자극해서 구토를 유발합니다. 구토를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나 일반적으로 소화관에서 들어오는 미주신경과 평형기관에서 들어오는 전정달팽이신경이 구토중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환은 위장의 미주신경들과 연결되어 있어서 충격을 받았을 때 미주신경을 통해 구토중추를 자극합니다. 이외에도 여러 복합적인 작용으로 거기 통증은 정말 많이 아픕니다.
여기까지 주제에 관한 의문을 해결해봤습니다. 끝으로 서울대병원의 비뇨기과 전공의 윤지환 선생님에게 고환에 충격을 받았을 때 대처법에 관해 자문한 음성파일을 첨부합니다. (*영상 3분 10초부터)
고환 통증으로 인해 응급실에 오게 되면 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응급도를 평가합니다. 고환은 백막이라는 캡슐에 의해 정자의 생성과 수송에 관여하는 세정관이 보호받고 있는데요. 초음파 검사에서 백막이 찢어지거나 고환 주위로 피가 가득 차서 괴사를 유발할 수 있을 때는 응급수술의 적응증이 될 수 있습니다.
초음파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신체검진에서 고환에 심각한 손상이 우려되는 경우 수술을 통한 진단적 탐사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환 적출술, 즉, 거세를 해야 할 수 있으므로 고환 외상 후 통증이 심하다면 빠른 시간에 응급실에 내원하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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