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를 콘센트에서 안 뽑고 생활하면 안 될까?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는 콘센트에서 뽑아 놓고 있어야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실제 일부 전자제품은 제품이 정상적으로 동작하기 전의 준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전기를 필요로 합니다.

이를 위해 소비하는 전력을 대기전력이라고 하는데, 사용하지 않는 순간에도 전력을 사용하는 대기전력이 있는 전자제품의 전원 버튼은 위와 같이 생겼습니다.

대기전력은 최소한의 전기를 소모하므로 전자제품을 개별로 봤을 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집에 전자제품이 여러 대가 있고, 여러 대의 전자제품이 동시에 대기전력을 사용하면 무시할 수 없는 양이 되므로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뽑아 놓으라는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특히 요즘 많이 사용하는 IPTV(인터넷 티비)의 경우 셋톱박스를 별도로 설치하는데, 여기서만 약 12W 정도의 대기전력이 발생합니다. 이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LED 전구 수준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다른 전자제품 중에서도 신경 써서 관리할 제품들이 있으니 확인 바랍니다.

그런데 단순히 소모되는 대기전력만 봐서는 잘 와 닿지 않을 겁니다. 도대체 전기요금이 얼마나 더 나오길래 번거롭게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뽑아 놓으라는 걸까요?

한국전기연구원에서 발표한 『2011년 전국 대기전력 실측 조사』 자료가 있습니다. 최신 자료를 찾아보고자 했으나 이 자료도 2003년 이후 한참 뒤에 나온 자료라서 다음 자료도 한참 뒤에나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전국 105개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 가구당 연간 209kWh의 대기전력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대자연이라는 NGO(비정부기구)에 따르면 연간 306kWh의 대기전력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국가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연간 4,000~5,000억 원이 낭비되는 겁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잘 와닿지 않을 것 같아서 조금 더 현실에 맞게 계산해보기 위해 연간 250kWh의 대기전력이 발생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월평균 대기전력을 구하기 위해 12로 나누어보면 약 21kWh가 나옵니다. 물론 대기전력은 가구에 따라, 계절에 따라 다르겠지만, 계산의 편의를 위해서 반영하지 않겠습니다.

다음으로 월평균 250kWh와 411kWh의 전력을 사용하는 두 가구가 있다고 하고, 전기요금을 계산해보겠습니다. 1kWh당 전기요금은 약 160원 정도이고, 전기요금은 누진제에 따라서 많이 사용할수록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합니다.

누진제와 관련해서는 2016년 12월에 개편돼서 3단계로 나누어졌고, 위의 표를 참고해주면 됩니다. 전기 사용이 많은 7~8월에는 한시적으로 1단계를 300kWh, 2단계를 450kWh까지 확대하기도 하나 계산의 편의를 위해서 반영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전기 250kWh를 사용했을 때 부담해야 하는 요금은 32.940원입니다. 여기에 앞서 구한 월평균 소비되는 대기전력 21kWh를 더해주면 271kWh이고, 이때 부담해야 하는 전기요금은 37,360원이 나옵니다. 참고로 2021년부터는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에 따라 연료비조정액과 기후환경요금 항목 등이 새로 추가되어 전기요금의 변동성이 커집니다.

다음으로 411kWh일 때는 74,480원의 전기요금을 부담해야 하고, 월평균 대기전력(21kWh)을 더한 전기요금은 81,120원이 나옵니다. 이렇게 하면 대기전력으로 매달 낭비하는 금액을 파악할 수 있는데, 4,420원과 6,640원입니다.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절대 무시할 수치가 아니므로 대기전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뽑는 방법이 있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전원 공급을 콘센트에서 원천적으로 차단해주는 대기전력 차단 콘센트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분명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이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므로 지켜주길 바랍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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