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울 때는 선풍기나 에어컨 등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근데 에어컨은 어떤 원리로 시원하게 해주는 걸까요? 그리고 에어컨의 최저 냉방온도는 보통 16~18℃인데, 왜 더 낮은 온도로는 설정할 수 없는 걸까요?
고체·액체·기체에 관해서 배웠을 겁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상(phase)이 변할 때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기체로 상이 변할 때는 열을 흡수하고, 기체에서 액체로, 액체에서 고체로 상이 변할 때는 열을 방출합니다.
에어컨은 액체 냉매가 기체로 변할 때 주변의 열을 흡수해 온도를 낮추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자세히 이야기해보면 먼저 압축기가 기체 상태의 냉매를 끌어들여서 강한 압력을 가합니다. 그러면 냉매는 분자 충돌 현상으로 열에너지가 발생하면서 뜨거워집니다. (*아래 그림 참고)
고온·고압 상태의 냉매는 구불구불한 관로를 지나면서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응축·액화합니다. 그리고 응축하는 과정에서 뜨거운 열을 외부로 토해내는데, 실외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아래 그림 참고)
이후 응축한 액체 냉매는 관로가 매우 좁은 팽창밸브를 지납니다. 좁은 팽창밸브를 지난 직후 관로가 넓어지면서 일시적으로 밀도와 압력이 낮아지는데, 이는 냉매의 흐름을 제한해 압력을 낮게 유지하여 냉매가 쉽게 증발하도록 해주는 과정입니다. (*아래 그림 참고)
그리고 증발기를 지나면서 더운 공기의 열을 빠르게 흡수하면 액체 냉매는 기체 상태로 증발합니다. 이때 앞서 말한 원리가 적용되어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것이고, 주변 공기가 차가워지면 냉각팬이 실내로 분사해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게 합니다. (*아래 그림 참고)
그리고 증발한 기체는 다시 압축기로 들어가서 앞의 과정을 반복합니다. 참고로 에어컨 냉매 가스관은 기밀 상태에서 계속 순환하므로 정상적인 에어컨은 냉매 가스를 보충할 필요가 없습니다.
근데 이러한 에어컨의 최저 냉방온도는 왜 16~18℃일까요?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16℃보다 낮은 온도를 만들려면 더 강력한 압축기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갖추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특히 현재 사용하는 냉매는 지금보다 높은 압력에서 안정성 있게 열 교환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냉매가 괜찮다고 하더라도 에어컨 내부에 결빙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16℃보다 낮은 온도가 가능한 에어컨을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에어컨 사용 시 권장 냉방온도는 실내외 온도 차이의 약 5~6℃ 이내입니다. 따라서 적절한 권장 냉방온도는 약 24~26℃입니다.
권장 냉방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있으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데, 적정 체온에서 1℃가 내려가면 면역력은 30%, 대사작용은 12%가량 떨어집니다. 보통 많이 나타나는 질병이 냉방병으로 감기·두통·근육통·권태감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에어컨을 사용할 때 온도를 1℃씩 낮출 때마다 5~7%의 전력소비를 더 부담해야 합니다. 만약 에어컨을 16℃보다 낮게 사용하고자 하면 전력 소비가 매우 많습니다. 즉, 16℃보다 낮은 온도가 가능한 에어컨을 만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전자와 L*전자에 문의했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답변에 따르면 삼*전자에서는 제품별 냉방 능력의 한계와 안전상의 이유라고 했고, L*전자에서는 인체 순응 반응 및 데이터를 통한 사이클 로직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가 앞서 말한 내용과 같으므로 영상을 참고해서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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