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감기 다음으로 흔히 앓는 질환이 충치라고 합니다. 충치는 입안에 서식하는 뮤탄스(mutans)균이 설탕 등의 당분을 분해하면서 발생시킨 산(acid) 때문에 치아의 법랑질(상아질을 보호하는 유백색의 반투명하고 단단한 물체)이 손상을 입는 질환입니다.
충치가 생기면 아프기도 하고, 외적으로 보기도 안 좋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이 충치 예방을 위해 칫솔에 치약을 묻혀서 이를 닦는 양치를 매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관리해도 충치의 원인인 뮤탄스균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기에 충치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깁니다. 인간은 매일 양치하고,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는 등 신경 써서 관리해도 충치로 고생하는데,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은 괜찮은 걸까요?
참고로 충치는 자연치유가 안 되고, 치료를 받지 못하면 계속 안 좋아집니다. 끝까지 치료를 받지 않고 버티면 치아가 부러져서 뿌리만 남게 되고, 이때는 임플란트 밖에 답이 없습니다. 아주 간혹 이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아질 때까지 치아를 방치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계속 살아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야생동물은 사람과 달리 사냥을 통해 음식을 얻습니다. 이때 이빨이 무기가 되므로 이빨이 없는 것은 생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입니다.
결론을 말해보면 야생동물도 충치에 걸릴 수 있으나 드문 일입니다. 앞서 충치의 원인을 뮤탄스균이 설탕 등의 당분을 분해하면서 발생시킨 산 때문이라고 했는데, 야생동물이 자연에서 섭취하는 음식에는 당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야생동물의 입안에 뮤탄스균이 있다고 하더라도 분해할 당분이 없으므로 산을 생성할 일이 없다는 겁니다. 또한, 야생동물의 치아구조는 인간과는 달리 촘촘하지 않으므로 음식물이 잘 안 끼고, 치아 표면이 더 조밀하게 되어 있어서 뮤탄스균에 강하므로 충치에도 비교적 안전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충치 유병률이 낮다는 이야기이고, 충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반려동물은 인간이 먹는 음식을 간접적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서 충치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도 당분을 멀리하면 충치로부터 안전해질까요? 이와 관련해 보면 좋은 자료가 있는데, 미국의 한 치과의사가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각 문명에 따라 치아 건강 상태가 다르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시작한 연구입니다.
그는 다른 원인으로 ‘식단’을 지목했는데,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한 채 자연에서 음식을 구해 살아가는 부족원들은 양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치아가 건강했다는 것을 방증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 집단에서 태어난 자손이 현대의 식단을 먹는 경우 치아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것도 근거로 삼았습니다. 당시에는 뮤탄스균에 관한 개념이 부족했던 때라 ‘식단’이라는 광범위한 범위를 원인으로 삼은 것 같은데, 원인이 되는 당분 섭취를 줄이면 실제 충치 유병률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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