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마실 물을 어디서 구할지 걱정하면서 살고 있으신가요? (한템포 쉬고) 아닐 겁니다. 그런데 우리와 멀리 떨어진 어느 나라에서는 마실 물을 구하지 못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고 합니다.
사막 같은 곳에서 물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 물이 있어도 오염된 물이고, 정수할 기술이 없어서 마실 수 없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오염수를 깨끗하게 해줄 수 있는 가루가 있다고 합니다. P&G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안전하지 못한 식수 음용으로 인해 질병에 매일 목숨을 잃는 어린이를 구하고자 개발한 제품입니다.
제품은 위와 같이 생겼습니다. 뜯어보면 연노란색과 흰색으로 혼합된 가루가 4g이 들어있는데, 이 가루를 오염된 물 10L에 넣어준 다음에 5분간 휘저어주어서 가루를 다 녹여줍니다.
그리고 20분간 가만히 놔둬서 불순물을 침전시키고, 깨끗한 천으로 거르면 정수된 물이 만들어집니다. 어떻게 오염수를 정수한 것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일단 오염수의 원인부터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물의 오염은 4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호수나 강을 강하게 저어 가라앉은 흙을 물리적으로 혼합해 흙탕물이 되는 것을 물리적 오염이라고 하고, 중금속이나 농약, 가축분뇨 등에 의해 오염된 것을 화학적 오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부영양화에 의한 녹조현상처럼 물속 미생물의 급격한 증가나 바이러스 또는 기생충에 의한 오염을 생물학적 오염이라고 하고, 방사능 물질에 의한 오염 등을 방사능 오염이라고 합니다. 단, 방사능 오염물질로 오염된 물은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오염수들의 원인 물질을 제거하지 않은 채 물을 마신다면 각종 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원인 물질을 제거해야 하고, 정수제가 그 역할을 해줍니다.
정수제의 가루에는 31.5%의 황산철(II 또는 III, ferric sulfate)과 0.546%의 차아염소산칼슘(calcium hypochlorite),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나머지 물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역할은 아래와 같고,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황산철은 물에 용해되어 철 이온과 황산 이온이 됩니다. 물에 떠다니는 대부분 물질은 표면에 음전하를 띄고 있어서 양전하를 띄는 철 이온이 응집시키는 역할을 해주고, 황산 이온은 음전하를 띄고 있어서 양전하를 띄는 중금속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납(Pb)이나 크롬(Cr), 수은(Hg) 등의 중금속이 제거되는데, 니켈(Ni)이나 카드뮴(Cd) 등의 중금속은 황산 이온에 침전되지 않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물속을 떠다니는 부유물(물리적 오염물)과 중금속(화학적 오염물)이 철 이온과 황산 이온에 응집하다가 일정 크기 이상으로 뭉치면 침전이 일어납니다.
다음으로 차아염소산칼슘은 락스의 주요 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과 비슷한 성분인데, 차아염소산칼슘은 물에 용해되어 차아염소산 이온과 칼슘 이온이 됩니다. 차아염소산 이온은 굉장히 강력한 산화제로 물속에 있는 미생물과 유기물에 달라붙은 뒤 산화시켜 그 화학적 구조를 파괴해 분해시킵니다.
가루를 다 녹인 다음에 침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 등을 알아봤는데, 부유물이 충분히 가라 앉으면 깨끗한 천을 이용해 걸러서 정수된 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으로는 염분(NaCl)을 제거할 수 없기에 바닷물을 정수해 마시는 것은 불가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물을 정수할 수 있습니다. 물을 끓여서 미생물을 사멸시키는 방법이 잘 알려졌고, 햇빛의 강력한 자외선을 이용해 미생물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니면 알코올이나 산을 이용할 수도 있고, 숯을 이용할 수도 있으나 이와 같은 방식에는 한계가 있기에 이 정수제가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캘리포니아 대학교 – 산타바바라 캠퍼스 화학공학 박사과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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