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자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원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아서 전기를 공급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아주 간혹 플러그에 뭔가 큼지막한 게 달린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의 정체는 어댑터라고 하는데, 어댑터가 달린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고 나면 그 옆으로 다른 플러그를 꽂기가 어려워집니다. 왜 이렇게 만든 걸까요?
먼저 어댑터의 역할을 알아야 합니다. 느낌상 큰 전자제품에 달려 있을 것 같으나 냉장고나 세탁기 등 부피가 큰 전자제품은 어댑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소형 전자제품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어댑터는 가정에 공급되는 교류 전기를 전자제품에 맞게 변환해주는 장치입니다. 다른 이름은 전력변환장치이고, 어댑터가 없는 전자제품은 교류 전기를 직접 사용하거나 어댑터의 역할을 전자제품 내에서 수행하는 경우입니다.
가정에 공급되는 전기는 교류 220V에 60Hz로 1초에 60회의 진동을 거쳐 들어옵니다. 여기서 교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크기와 방향이 계속 변하는 전기이고, 직류는 시간이 흐르더라도 크기와 방향이 일정한 전기입니다.
교류를 사용하는 이유는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집까지 공급할 때 변압이 쉽고, 변압이 쉬운 만큼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소형 전자제품의 경우 220V의 교류 전기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전자제품에 맞게 전력이 작고 단순하게 변환해주어야 하므로 크기와 방향이 계속 일정한 직류를 사용합니다.
이런 이유로 220V의 교류 전기가 들어오는 길목에 어댑터를 설치해서 직류 전기로 바꾸고 전압도 제품에 맞게 충분히 낮추어 주는 겁니다. 여기까지 어댑터의 역할은 이해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왜 네모나면서 크게 만들 수밖에 없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어댑터는 변압기와 다이오드, 콘덴서, 레귤레이터 등으로 구성되고, 해당 부품들을 거치면서 단계에 따라 교류 전기를 직류 전기로 변환해줍니다.
이중 가장 부피가 큰 변압기는 철심에 코일을 돌돌 감은 모양으로 사각형 형태로 짓는데, 다른 모양으로 지으면 전선 코일이 엉켜 전류끼리 충돌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어댑터는 네모나게 만들어야 표면적이 더 넓어져 효율적으로 열을 식혀줄 수 있고, 내부 회로의 기판도 부품(소자)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네모나게 만들어야 운반과 보관이 쉽습니다.
그런데 어댑터를 이렇게밖에 만들 수 없다면 그 위치를 코드줄 중간쯤에 위치시켜놓으면 안 되는 걸까요? 실제 그런 어댑터들이 존재합니다. 다만, 이렇게 만들면 어댑터의 무게로 인해 코드줄과 어댑터 사이 내부에서 단선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이동할 일이 없는 전자제품에서 사용되고, 아니면 코드줄과 접속·해제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단자 형태로 제공해서 단선을 방지합니다.
끝으로 사용하다 보면 어댑터가 고장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아무 어댑터나 구매하면 안 되고,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전자제품의 AS센터에 문의하는 겁니다.
만약 제품이 단종되어 따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기존 어댑터와의 전압과 단자 크기가 반드시 일치해야 하고, 전류는 기존 제품과 같은 크기거나 더 커도 괜찮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김기사의 e-쉬운 전기’의 저자 소망 김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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