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봉봉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이 음료는 제품 안에 과일 알맹이가 통째로 들어있는데, 지금은 이런 형태의 음료가 많아서 크게 신기하지 않으나 1981년 11월 출시 초기에는 꽤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과립 음료의 역사를 살펴보면 일본에서부터 시작됐고(*중소기업 기술개발사업 최종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을 참고하였음.), 우리나라는 1980년 롯데칠성음료의 ‘쌕쌕’이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포도봉봉을 자주 마셨고, 당시에는 캔 안에 있는 알맹이를 빼먹을 생각만 했는데, 의심이 많은 어른이 되고 나니 그 안에 있는 알맹이의 정체가 궁금해졌습니다.
일반적인 포도는 껍질에 감싸져 있고, 껍질을 제거하면 과육과 씨앗이 있습니다. 그런데 포도봉봉 안에 들어있는 알맹이는 껍질과 씨앗 없이 과육으로 추정되는 내용물만 존재합니다.
기계를 이용해서 껍질 제거까지는 가능할 것 같은데, 과육 안의 씨앗 같은 경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씨앗이 없는 포도를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포도 알맹이 모양을 한 가공식품을 사용한 것인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제조업체에 문의해봤습니다. 결론을 말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진짜 포도 알맹이라고 합니다. 가공공정을 자세히 알고 싶어서 담당자의 연락처를 별도로 구해서 연락하기도 했는데, 내부 기밀이라서 확인이 불가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실제 가공공정은 맞으나 그림으로 표현되는 부분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먼저 세척 공정을 거친 포도를 맞물려 돌아가는 고무 재질의 롤러 사이로 넣어서 껍질을 벗겨줍니다. 이후 물이 2/3 정도 차 있는 탱크에 넣어주면 탱크가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과육 안의 씨앗을 제거해줍니다.
그래도 완벽히 제거가 안 될 수 있어서 제거되지 않은 씨앗이나 줄기는 홀이 있는 관을 거치면서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과일 알맹이를 분류한 뒤 급속 냉동하여 음료를 만들 때 해동해 넣어준다고 합니다. 즉, 진짜 포도 알맹이가 들어가고, 다른 과립 음료도 마찬가지입니다.
● 포도 껍질에 묻은 하얀 가루의 정체는?
포도알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얀 가루가 묻은 것처럼 희끗희끗합니다. 많은 사람이 농약으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이것의 정체는 과분(bloom) 또는 에피큐티큘러 왁스(epicuticular wax)라고 하고, 껍질에 매우 미세한 돌기구조로 코팅되어 있어서 습윤 및 자정 기능을 합니다.
그리고 농약이 묻은 포도는 얼룩무늬가 관찰되므로 혼동하지 말길 바랍니다. 잘 모르겠다면 물을 뿌려보는 방법이 있는데, 하얀 물이 흘러내리면 농약이고, 투명한 물방울이 맺힌다면 과분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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