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을 계속 파다 보면 정말 물이 나올까?

* 기존에 다루지 않은 과학 주제들로 사물궁이 도서 3~4권이 출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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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상수도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깨끗한 물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상수도 시설이 없던 옛날에는 땅을 파고 우물을 만들어 식수를 얻곤 했는데, 여기서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지금도 맨땅을 계속 파다 보면 물이 나올까요?

주제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물 분포와 순환을 이해해야 합니다. 지구의 물 대부분은 바닷물이고, 약 3%만이 염분기가 없는 담수입니다. 담수 중에서는 빙하가 68.7%로 가장 많고, 강물이나 호숫물은 1%도 되지 않습니다.

이외의 물은 땅속에 있는 지하수(Ground water)로 땅속에는 전 세계 모든 강과 호수를 합친 것보다 많은 물이 존재합니다.

지하수는 산이나 평야, 사막 등 거의 모든 지표면 아래에 존재하고, 자연적인 물 순환의 일부입니다. 바다나 육지, 식물로부터 증발한 물은 응결해서 비가 되는데, 대부분은 강물로 흘러서 다시 바다로 이동하고, 일부는 지표면의 빈틈으로 천천히 스며듭니다. 이 물은 땅속 지층이나 암석 사이의 빈틈을 채우며 매우 느리게 흐르면서 지하수를 형성합니다.

지하수는 강처럼 일정한 경로가 존재하지 않고, 지층의 빈틈을 따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므로 지표면 가까이에도, 수십 미터 아래에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땅을 계속 파다 보면 대부분 틈이 지하수로 포화한 곳이 나오는데, 이 경계면을 지하수면(Water table)이라고 합니다. 이때 지하수면보다 깊이 땅을 파면 중력에 의해 물이 빈 곳으로 흘러들어 지하수면 높이만큼 물이 고이고, 우물을 형성합니다.

이처럼 우물은 지하수면 아래로 땅을 판 것이므로 우물물을 뜰 때는 밧줄로 양동이를 묶어서 땅속 깊이 내린 뒤에 물을 길어 올리거나 펌프를 사용해서 이용해야 합니다.

어쨌든 앞서 말한 것처럼 지하수는 강물이나 호숫물보다 훨씬 많은 양이 분포하고, 빗물이 지층의 빈틈으로 스며들어서 채워지므로 지속해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하수의 평균 유속은 1년에 3m 정도밖에 되지 않기에 지하수가 흘러 하천이나 바다로 나가기까지는 수백 년이 걸립니다.

참고로 지하수를 개발하기 좋은 지층을 대수층(함수층)이라고 하는데, 물을 잘 통과시키면서도 충분히 보관도 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암석층 또는 토양층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모래와 자갈이 쌓여 있는 암반층은 물의 이동이 자유로워서 지하수를 개발하기 적합하나 점토로 이루어진 지층은 지하수가 많이 저장되기는 해도 물의 이동이 매우 느려서 지하수로 쓸 수 없습니다.

지하수는 적절하게 이용하면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일반적으로 지하수는 생활용수나 농업용수로 사용되는데, 지하수는 땅으로 흡수될 때 토양과 암석에서 자연적으로 여과 과정을 거치므로 수질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 화학 비료나 제초제 사용, 폐기물 매립 등으로 인해 토양이 오염되면서 지하수의 수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대학의 스콧 자세코(Scott Jasechko) 교수 연구팀은 전 세계의 우물이 말라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대수층에 채워지는 물의 양보다 뽑아 쓰는 물의 양이 많아지면서 지하수면이 낮아지며 고갈되고 있다는 것인데, 지하수가 고갈되면 원상태로 회복하기 어렵고, 땅속에 공간이 생기면서 지반이 내려앉아 싱크홀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해안 지역의 경우 지하수면이 낮아지면 근처의 해수가 거꾸로 흘러들어와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으니 지하수 보전에 힘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도서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과학 이야기 4> 中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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