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콘텐츠는 한국재료연구원 국가나노기술정책센터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 밤하늘의 별과 달을 바라보며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본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우주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그렇게 천체망원경이 발명되기도 했습니다.
천체망원경으로 찍은 천체 사진은 인류에게 별들의 주기적인 움직임과 탄생 및 소멸 과정을 보여주었고, 우주의 기원을 추측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구에서 우주를 관측하는 일은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구에는 대기층이 존재해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X-선과 감마선, 자외선 등을 흡수하거나 산란시키므로 지구에서 촬영되는 우주의 사진은 정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우주에 대한 정보가 일부 필터링되므로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망원경을 우주로 올려보내야 하고, 그렇게 올려보낸 것이 바로 우주망원경입니다.
인류는 우주에 망원경을 보내는 것에 성공한 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우주 정보를 얻게 됐습니다. 30년이 넘는 시간을 활동 중인 허블 우주망원경이 대표적인데, 여러 은하단을 측정하면서 우주의 나이를 아는 데 도움을 주었고, 블랙홀에 대한 관측이나 허블 딥필드, 우주의 가속 팽창 측정 등 엄청난 공로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우주에서 망원경이 기능한다는 게 쉬운 일일까요? 우주배경복사의 평균 온도는 영하 270.45℃(약 2.7K)이고, X-선과 자외선, 적외선 등 모든 파장대의 빛으로부터 장기간 노출돼야 하는 등 엄청난 극한 환경입니다.
단순히 인간이 아니라 기계라서 괜찮다고 하기에도 수십 년의 세월을 버티기에는 매우 척박한 환경이라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우주망원경이 잘 기능하기 위해서는 방사선 차폐와 기계적 물성 강화, 열 관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좋은 기술의 적용이 필요합니다. 먼저 방사선 차폐와 관련해 우주개발 초기인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에 우주로 쏜 인공위성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가 자주 발생하곤 했습니다.
나중에서야 우주방사선 때문임을 알게 됐는데, 우주방사선은 인간에게 암 발생과 신경계·DNA 손상 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것이 기계에도 영향을 미쳐서 재료의 성질을 변화시키고, 전자부품의 기능을 악화시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를 막기 위해 납이나 콘크리트, 알루미늄 등을 사용했는데, 이러한 재료의 사용은 우주선 무게를 증가시키고, 비용과 성능에도 직결됩니다.
현재는 대표적으로 탄소섬유 복합재료(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와 텅스텐(W)을 조합한 구조에 폴리에틸렌 소재로 구성한 방사차폐 구조물을 사용하고, BNNT(질화붕소나노튜브)를 활용한 연구도 국내 소재의 한국재료연구원 등에서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여기서 BNNT는 붕소(B)와 질소(N) 원자들이 고밀도로 탄소나노튜브(CNT)와 유사한 육각형의 격자 구조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는 방사선과 충돌하면 효과적으로 흡수하거나 산란시킬 수 있고, 수소나 납과 같은 금속 물질 등을 첨가해주면 모든 종류의 방사선을 차폐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화학적 안전성이 뛰어나 방사선에 의한 손상에도 강한 저항력이 있고, 높은 비강도(=강도 대비 무게)와 고온 안정성·전기 절연성·열 전도성 등이 뛰어나 우주와 같은 극한환경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매우 가벼운 나노소재입니다.
다음으로 기계적 물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 마그네슘-알루미늄 합금이나 티타늄 합금, 니켈 합금 등을 활용합니다.
해당 소재들은 재료의 입자 배열과 크기를 조절하여 강도와 경도를 크게 향상하도록 해주었고, 우주·항공 분야 외에도 의료 산업, 해양 및 조선 산업, 군사 및 방위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주의 극한 환경에 더 적합한 나노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나노 합금 소재 기반 미세구조 제어를 통한 나노소재 구현과 앞서 언급했던 BNNT 설계 또는 3차원 나노구조체를 활용한 재료의 공간 비율이 개선된 초경량 우주·항공 소재의 연구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정확한 관측을 위하여 열 관리가 필요한데,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2021년 12월에 발사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대표적입니다. 해당 망원경은 적외선 스펙트럼 영역을 관측하기 위하여 영하 223.2℃(50K) 이하의 온도로 유지돼야 합니다.
왜냐하면, 따뜻한 물체는 적외선을 방출하는데, 망원경의 거울이 우주와 비교했을 때 적당히 차갑지 않으면 거울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으로 인해 우주의 적외선 신호를 정확하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외선(열)을 민감히 감지하도록 태양 빛을 차단하는 세로 14.2m, 가로 21.2m 크기의 가림막(차양막)을 설치했고, 총 다섯 겹으로 이루어진 이 가림막은 폴리이미드(Polyimide) 필름의 양면에 알루미늄을 매우 얇게 코팅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높은 성능의 반사식 망원경을 실현하기 위해 반사율이 매우 높고 표면이 매끄러우면서도 내식성·내구성·내산화성이 뛰어난 거울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적외선 반사율이 높으며 다른 특성도 뛰어난 금을 약 100nm 두께로 해서 베릴륨 재질 주 거울에 입혔습니다.
이렇듯 우주망원경을 좋은 성능으로 오랫동안 활용하기 위해서는 물질의 구조와 두께를 나노 단위로 조작하는 첨단 나노기술의 적용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나노기술은 우주·항공 분야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양자, 바이오 등 국가전략 기술과 산업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그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는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길 바랍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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