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규격은 왜 210mm x 297mm라는 특이한 숫자로 정해졌을까?

학생이나 직장인의 경우 A4 용지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A4 용지의 규격을 알고 있으신가요? A4 용지의 규격은 가로 210mm, 세로 297mm입니다. A4 용지 외 다른 크기의 용지들 규격은 아래와 같은데, 깔끔하게 숫자가 떨어지지는 않아서 의아합니다. 용지 규격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요?

현재 사용하는 A4 용지 규격은 국제 종이 크기 표준(ISO 216)을 따른 것이고, DIN(독일 표준화 협회) 476 표준에 기반을 둡니다. DIN에서는 1922년 원지(바탕이 되는 종이)를 반으로 자르는 과정을 반복함에 따라 생기는 각 종이의 면적을 규격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니까 원지가 A0이고, 이 원지를 반으로 잘랐을 때 나오는 종이의 면적을 A1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A1을 반으로 잘랐을 때 나오는 종이의 면적을 A2라고 하고, 이 과정을 반복함에 따라 각 종이 규격의 이름을 정했습니다.

각설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왜 A4 용지의 규격을 가로 210㎜, 세로 297㎜로 정했을까요? 깔끔하게 200㎜와 300㎜로 했다면 기억하기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 이유는 비율에 있습니다. A4 용지의 가로 세로 비율은 1:1.414(√2)입니다. A4 용지 2장을 붙이면 A3가 되고, A3(297㎜ x 420㎜)의 비율을 계산해보면 A4 용지의 가로세로 비율과 똑같습니다. A2, A1도 마찬가지이고, A5, A6 등 모든 A 용지의 규격 비율이 같습니다.

만약 가로 200㎜, 세로 300㎜가 A4* 용지의 규격이었다면 비율은 2:3이 나옵니다. 앞서 한 방식과 똑같이 A4* 용지 2장을 붙이면 A3*가 되고, 규격은 가로 300㎜, 세로 400㎜가 되는데, 비율이 3:4로 A4* 용지의 비율과 달라집니다.

다시 A3* 용지 2장를 붙여서 A2*(400㎜ x 600㎜)를 만들면 비율이 2:3으로 나오긴 해도 A1*을 만들면 다시 3:4의 비율이 나옵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직사각형은 짝수 번을 이등분하면 닮은꼴이 나오나 홀수 번을 이등분하면 닮은꼴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1:1.414(√2) 비율의 직사각형은 몇 번을 잘라도 닮은꼴을 만들 수 있어서 이와 같은 규격이 정해진 겁니다.

그렇다면 왜 닮은꼴의 직사각형이 나와야 하느냐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 이유는 종이를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비율로 규격을 정하면 정하는 순간의 모습은 괜찮을지 몰라도 면적이 커지거나 작아짐에 따라 모양이 계속 변하게 됩니다. 종이로 쓰는 데에는 지장이 없어도 보기에는 안 좋으므로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야 하고, 이에 따라 종이가 낭비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1:1.414의 비율로 종이 규격을 정하면 항상 닮은꼴이라서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합리적이기에 다양한 용지 규격 중 독일 규격이 표준화된 것이고, 1975년에 국제 표준 ISO 216에 채택된 겁니다.

그러면 근본적인 의문이 생길 겁니다. A0 용지의 규격은 어떻게 정해진 걸까요? A0 용지는 1:1.414 비율의 직사각형 면적이 1㎡가 될 때를 규격으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A0 용지의 규격은 가로 841㎜, 세로 1,189㎜이고, 면적을 구해보면 위와 같이 나옵니다. 참고로 B 용지, C 용지도 존재하고, A 용지와 크기는 달라도 비율(1:1.414)은 같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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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규격은 왜 210mm x 297mm라는 특이한 숫자로 정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