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은 조별 과제 중 만난 빌런에 어떻게 대응할까?

* 이 콘텐츠는 DBpia에서 제공하는 논문 [대학생 팀 프로젝트 수행에서 나타나는 갈등 관리와 인식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 DBpia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았습니다.)

대학교에서는 다양한 강의를 수강하게 되는데, 일부 강의에서는 수강생끼리 조를 구성하도록 하여 특정 과제를 함께 수행하는 조별 과제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조별 과제의 목적은 다양합니다. 여럿이 협력할 때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집단 활동의 효율성과 효과성도 배워볼 수 있습니다.

또 난해한 문제일수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관점을 요구하므로 학습에 있어서 주체성도 높일 수 있고, 조원끼리 의견을 나누면서 의사소통에 대한 학습과 불안감 해소도 기대할 수 있는 등 전반적인 학업 성취 과정에 긍정적인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목적과는 달리 조별 과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대체로 참혹합니다. 아무래도 여럿이 모여 하나의 과제를 수행하다 보면 갈등이 생기기 쉽기 때문인데, 실제 대학생들은 조별 과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소하는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와 관련해 2015년에 게재된 논문이 있습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94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분석했고, 참여 학과는 다양하게 하여 학과가 가지는 특성이 연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했습니다.

일단 조별 과제의 갈등 관리 양상을 알아보기 위해 조별 과제 시 본인의 참여 정도와 갈등 경험 정도를 물었고,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부분 조별 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응답했고, 갈등 경험 정도도 과반이 넘는 수치가 나왔는데, 이 두 결과 사이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살펴봤습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조별 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인지하는 경우 갈등에 대한 인지도 커지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여기서 적극성은 본인이 인지하는 측면에서 주관적으로 평가한 것이지만, 적극성이 높을수록 조별 과제 과정을 더욱 힘들게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조별 과제 중 갈등이 발생했을 때, 그러니까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조원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를 권유하는 편인가?”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응답 내용을 5점 만점 척도로 평균 내어 보면 3.12점이 나오는데, 조별 과제 중 갈등이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 권유는 하지 않는 편으로 확인됩니다. 이후 갈등 관리를 위해 대화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확인하고자 아래와 같이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나온 답변을 정리해 갈등 관리 대화 유형을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했는데, 가장 많은 대답이 나온 유형은 ‘구체적으로 지목해서 일을 진행한다.’였습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방법으로 공평한 일의 배분과 그 일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갈등을 해결하려는 유형입니다.

이외에도 대화 유형에 따른 성별 차이도 나타났습니다. 남자의 경우 침묵하거나 경고하거나 기타의 빈도가 비슷하게 나왔는데, 여성의 경우 구체적으로 지목해서 일을 진행한다는 응답 외에는 완곡하게 얘기한다는 대답이 높게 나왔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갈등관리에서 효과가 없었거나 좋았던 대화 유형은 무엇이었을까요? 방법이 전혀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대답한 응답군은 ‘침묵’이었고, 가장 효과가 좋았다고 대답한 응답군은 많이 선호했던 대화 유형인 ‘구체적으로 지목해서 일을 진행한다.’였습니다. 이는 국내의 선행 연구에서도 확인된 내용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할 부분은 조별 과제에 대해서 학생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입니다. 조별 과제를 수행하는 구성원의 경우 과제를 공평하게 수행해서 좋은 성과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조별 과제의 진짜 목적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과정에서 배우는 여러 긍정적인 교육 효과들입니다.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서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은 합리적이긴 해도 조별 과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교육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데, 많은 학생이 조별 과제를 단순 과제 수행을 위한 불필요하고 불공정한 과제 수행 방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많은 응답군에서 교수님께 말한다거나 이름을 빼겠다는 등의 경고 방식에 대해 효과적이지 않다는 대답이 나오지 않은 점과 기타 의견에서 교수가 조별 과제 시 역할 배분까지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는 점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대학생들은 대체로 조별 과제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며,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해소하는 부분에서도 조원과의 관계성에 대한 고려보다는 공평성과 책임성을 더 중시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후 추가적인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확인한 사실은 조별 과제가 가지는 의미에 대한 인식이 교수와 매우 다르다는 것이었는데, 대부분 학생은 사실상 주어진 과제이므로 하는 경우였고, 개인 과제를 선호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조별 과제에서 얻고자 하는 긍정적인 교육 효과들을 기대하기에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기에 자신이 수행하는 방법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수자와 학습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해당 논문에 대해서 더 자세히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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