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종업원 부를 때 ‘여기요’와 ‘저기요’ 중 뭘 많이 쓸까?

* 이 콘텐츠는 DBpia에서 제공하는 논문 [식당 내 호칭'저기요','여기요'를 대상으로 한 사회언어학적 변이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 DBpia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았습니다.)

상대방을 부를 때 사용하는 호칭은 다양합니다. 호칭은 부름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데, 상대에 대한 이해가 드러나고, 같은 사람도 전략적으로 다르게 부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대상을 두고 사람마다 호칭이 제각각인 대표적인 상황이 있습니다. 바로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르는 상황으로 대상의 나이나 성별 등에 따라 부르는 호칭이 제각각입니다.

호칭을 크게 분류해 보면 친족 호칭어와 직함 호칭어, 기타 호칭어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실제 친족이 아니고, 직함도 모르는 상태에서 해당 호칭을 사용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편입니다.

일부 호칭에 대한 회피는 ‘여기요’와 ’저기요’의 사용을 확산시켰는데, 두 호칭어의 목적은 비슷하나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고, 둘 중 무엇을 많이 쓰는지 분석한 논문이 있어서 참고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저기요’는 상대방을 지칭하며 주의 환기의 방향도 상대방에게 놓입니다. 반면, ‘여기요’는 말하는 사람을 지칭하며 주의 환기의 방향도 말하는 사람에게 놓입니다.

사람마다 호칭에 대해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데, ‘여기요’는 지칭의 대상이 말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므로 공손성은 다소 약하게 느껴질 수 있고, 위계 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이 사용하는 표현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계 관계에 영향을 주는 변인으로 발신자인 손님과 수신자인 종업원의 연령대와 성별, 종업원의 직위, 식당 유형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변인군으로 하여 설문 문항을 구성해 응답받았을 때 유의미한 결과가 있었습니다.

먼저 연령대 관련해서 종업원을 부를 때 20대 이하는 대부분 ‘저기요’를 많이 사용하고, 40대 이상은 ‘여기요’를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위 표를 보면 그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는데, 해당 응답 결과는 국립국어원에서 2015년에 조사한 결과와도 상당히 유사합니다.

오해하면 안 될 것은 40대 이상에게 공손성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서 ‘저기요’보다 ‘여기요’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는데, 논문에 일부 참여자와 면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인터뷰한 내용이 있습니다.

해당 내용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적인 해석을 해봤을 때 종업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어린 사람이 알바하는 경우가 많기에 나이에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해 그렇게 부른다고 볼 수 있고, 친근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세대 간의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손성을 차리는 것은 격식을 차리는 것이고, 주로 낯선 사람에게 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여기요’보다 ‘저기요’를 심리적 거리감을 표현하는 호칭으로 생각하고, ‘여기요’를 전략적으로 사용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친족 호칭어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여러 설문조사에 따르면 요즘은 많은 사람이 아줌마나 아저씨라는 표현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이모나 삼촌 등의 호칭도 직업적으로 존중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사용을 꺼리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연령에 따른 응답 결과를 성별 데이터까지 세분해서 살펴보면 위와 같습니다. 보면 여성은 30대부터 ‘여기요’의 사용이 급증하고, 남성은 30대부터 사용이 크게 증가하다가 50대부터 급증합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약 20년 일찍 ‘여기요’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는데, 성별 차이에 따른 언어 차이를 보이는 현상은 매우 흔하고, 연구도 다양합니다.

일부 선행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표준형을 더 선호하고, 새로운 언어 표현과 사회적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를 참고해서 해석해봤을 때 친근감을 나타낼 수 있는 ‘여기요’의 사용을 조금 더 빠르게 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리고 인터뷰한 내용도 살펴보면 좋을 것 같은데, 일부 참여자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할당된 종업원도 있으므로 특정 종업원을 부를 필요 없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여기요’의 사용을 선호한다고 응답해 주었습니다.

또 일부 참여자는 오랜 시간 주문받으러 오지 않거나 주문한 음식이 너무 안 나올 때 등 손님으로서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할 때 ‘여기요’의 사용을 선호한다고 응답해 주었습니다.

이외에도 종업원의 나이가 자신과 비슷할 때는 ‘저기요’를 선호한다는 참여자가 있었고, 오히려 나이가 비슷한 경우 친근하다고 생각해서 ‘여기요’를 선호하는 참여자도 있었습니다.

즉, 사람들은 다양한 상황과 조건 등에 따라서 ‘여기요’와 ‘저기요’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편이었는데,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대체로 연령대가 높아지면 ‘여기요’를 ‘저기요’보다 많이 사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논문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해당 논문에 대해서 더 자세히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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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부를 때 '여기요'와 '저기요' 중 뭘 많이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