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을 때 눈을 뜰까, 감을까?

생명체의 삶이 끝나는 순간을 죽음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생명체가 언젠가는 겪을 마지막 순간으로 자신은 지켜볼 수 없는 순간입니다. 누군가의 임종을 지켜보는 경험이 흔한 경험은 아니나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는 정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근데 드라마나 영화에서 등장인물이 죽는 장면을 보면 마치 스위치를 끄듯이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죽습니다. 이때 이들의 눈을 자세히 보면 눈을 감으면서 죽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는 저절로 눈이 감기기라도 하는 걸까요?

이와 관련해서 억울하게 죽은 사람은 눈을 뜨고 죽는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이 속설을 달리 해석해보면 평범하게 죽은 사람은 눈을 감고 죽는다는 말인데, 과연 사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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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분당 15~20회의 주기로 눈을 깜빡이면서 눈물샘에서 분비한 소량의 눈물을 넓게 펴줍니다. 이 과정으로 눈을 건조하지 않게 해주고, 이물질도 제거해줍니다. 이때 눈꺼풀은 눈 주변 근육의 수축·이완 작용에 따라 개폐를 반복하는데, 주제의 의문을 해결하려면 사람이 죽을 때 눈 주변의 근육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면 됩니다.

여러분에게 근육이 어떻게 작용할 것 같으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대부분 사후경직을 떠올리면서 수축한다고 대답할 겁니다. 하지만 사후경직은 죽자마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 3~4시간에 걸쳐서 이뤄지는 근육의 이완 이후의 굳어가는 현상입니다. 그전까지는 근육이 수축하지 않고, 천천히 이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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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눈을 감은 상태에서 죽은 사람도 사후경직이 일어나기 전까지 근육이 이완하므로 눈꺼풀이 천천히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사후경직을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근육을 움직일 때는 ATP라는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ATP는 모든 생물의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물질로 신체에서 지속 생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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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죽으면 더는 ATP를 생산할 수 없으므로 근육 내의 ATP는 점차 없어집니다. ATP가 생존했을 때의 85% 수준으로 떨어지면 경직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더 떨어질수록 경직은 심해집니다. 바로 이 과정이 사후경직입니다.

그러니까 ATP를 일정수준 이상 소실하기 이전까지는 사후경직이 일어나지 않고, 근육(눈둘레근)은 이완하므로 사망 직전 눈을 감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눈이 반쯤 떠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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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주제의 의문은 해결했고, 추가로 장례 절차 중 고인의 눈이 떠지는 상황을 예방하는 절차가 있다고 해서 더 알아봤습니다. 이 부분은 장례지도사 임지용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도움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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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절차 중 입관이라고 가족과 고인이 만나는 때가 있습니다. 입관 전에 염습 과정이라고 있는데, 염습 과정에서 눈이 떠지지 않도록 한다고 합니다. 보통은 생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가족에게 보여주기 위해 생략하는 절차이나 너무 심하게 눈이 떠지는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눈꺼풀에 물을 묻혀서 붙여준다고 합니다.

이렇게만 해도 웬만하면 눈이 떠지지 않는다고 하고, 만약 이와 같은 조치에도 눈이 떠지는 경우에는 탈지면을 잘라서 넣어주는 식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의문이 하나 있는데, 억울하게 죽은 사람은 정말 눈을 뜨고 죽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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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에 극도로 놀라거나 긴장하는 일이 있었다면 사후경직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이를 즉시성 시체경직이라고 하고, 이때는 실제 눈을 뜨고 죽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즉시성 시체경직이 아니더라도 임종 직전의 환자 100명의 눈꺼풀 개폐 여부를 관찰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63%의 사람은 눈을 감고 죽었고, 37%의 사람은 눈을 뜨고 죽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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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죽기 직전에는 호흡도 힘들고, 몸에 힘이 없어서 눈을 뜨고 있기가 많이 힘들 겁니다. 그래서 눈을 감은 상태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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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을 때 눈을 뜰까 아니면 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