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면 ‘감사합니다’ 또는 ‘고맙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는 같은 뜻을 지녔음에도 왜 각각 존재하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말의 경중에 따라서 구분해서 사용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 중에서 조금 더 예를 갖춘 표현이 있다는 말일까요?
표준국어대사전을 참고해 보면 ‘감사(感謝)하다’와 ‘고맙다’는 아래와 같은 뜻이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둘을 비교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는 뜻에서 특별히 차이가 없고, 어느 표현이 더 격식을 갖춘 말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즉, 구분해서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통상적으로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을 고맙습니다 보다 격식을 갖춘 표현이라고 여깁니다. 이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습니다. 혹시 ‘감사합니다(感謝)’는 일본식 한자 표현이므로 사용을 멀리하고, ‘고맙습니다’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일본어 중에서 ‘감사히 여기는 뜻’이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가 있는데, 감사합니다를 일본어로 직역했을 때(かん-しゃ)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을 근거로 일본식 한자 표현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감사하다’가 최초로 등장하는 문헌은 ‘이륜행실도(1518년 원간, 옥산서원 소장본)’로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에서도 우리말로 간주해도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요? 일단 형태에서 차이가 납니다. 고맙습니다는 고맙다의 활용형이고, 고맙다의 어근은 ‘고마’입니다. 고마는 공경의 옛말로 순수 우리 고유어입니다. 이와는 달리 감사합니다는 한자어인 감사(感謝)와 동사 ‘-하다’가 결합한 형태입니다.
이런 형태의 차이에서 사람들은 한자로 쓰이는 감사합니다를 더 격식을 갖춘 표현이라고 여겼습니다. 한자 표현이 격식을 갖춘 표현이라고 여겼던 이유는 과거 봉건시대에 한자를 우월하게 여기는 인식 때문입니다.
굳이 둘 중에서 하나만 사용해야만 한다면 고맙습니다라는 순수 우리 고유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둘 다 표준어이므로 무엇을 사용해도 정말 괜찮습니다. 문제는 사회 통념상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이 고맙습니다라는 표현보다 더 격식을 갖춘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실제 ‘감사하다’는 힘이나 권위가 중요시되는 상대에게 쓰이고, ‘고맙다’는 심리적 거리가 없고 친근한 상대에게 쓰이는 경향을 보인다는 통계자료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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