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곰을 본 적은 없을지라도 미디어를 통해 많이 접해봤을 겁니다. 개중 폭포나 강가 근처에서 연어를 잡아먹는 곰 영상을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텐데, 엄청난 양의 연어를 잡아 먹는 모습이 아주 장관입니다.
이는 곰이 겨울을 나기 위해 에너지를 비축하고자 산란을 목적으로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를 잡아먹는 장면으로 연어가 올라가는 두 달 동안 곰 한 마리가 400~500마리의 연어를 잡아먹는다고 합니다.
여기서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사람은 생선을 먹을 때 가시를 발라 먹는다고 해도 가시가 목에 걸려서 고생하기도 하는데, 곰은 그렇게 많은 양의 생선을 먹으면서 목에 가시나 뼈가 걸리는 일이 없을까요?
곰은 아주 크고 강한 이빨을 가지고 있어서 뭐든 잘 뜯어서 씹어 삼킬 수 있습니다. 이런 곰이 연어를 먹는 모습을 보면 뼈와 살을 분리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그냥 통째로 뜯어서 먹습니다. 덩어리째 뜯어서 삼키므로 구강을 통해 소화기관을 지나는 동안 연어의 뼈와 가시에 노출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곰이 먹는 모습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살코기를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비늘을 주로 뜯어 먹습니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어도 연어의 비늘은 지방질이 많고 칼로리가 높아서 곰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입니다.
이외에도 뇌나 알 위주의 효율적인 식사를 하는데, 이런 이유로 곰이 연어를 먹고 떠난 장소에는 연어 조각들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로 이러한 연어 사체들이 양분이 되어 강 주변 식물의 성장을 돕기도 합니다.
어쨌든 최근에는 지속적인 수온 상승으로 연어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서 곰이 필요한 만큼 연어를 잡아먹질 못해 배고파서 통째로 다 먹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는 필요한 부분만 먹는 효율적인 식사를 하므로 뼈나 가시에 걸릴 일이 잘 없습니다.
또 연어의 뼈는 생각보다 부드럽습니다. 연어 뼈는 다른 생선보다 지방질이 많은 대신에 단백질이나 칼슘 등의 함량이 낮아서 뼈가 무릅니다. 사람이 먹는 조리된 연어는 열을 가해 수분이 빠져나가고 단백질이나 칼슘과 같은 단단한 성분만 남으니 딱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열이 가해지지 않은 연어 뼈는 사람도 씹어먹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런 다양한 이유로 곰이 연어를 먹을 때 뼈나 가시에 걸릴 일은 거의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만약 뼈나 가시가 목에 걸리는 일이 있다고 해도 자연에서 발생한 일이므로 사람이 개입해서 특별한 처치를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수의사 신동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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