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콘텐츠는 '문예춘추사' 출판사와 협의하에 도서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물궁이 잡학지식이 재구성해 제작했음을 알립니다. (*예산 지원 받음)
식물의 잎은 대개 초록색입니다. 그 이유는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전환하는 녹색 색소인 엽록소가 주로 흡수하는 빛의 파장이 청색(400nm)과 적색(700nm) 영역이고, 초록색 영역(500~600nm)은 대부분 반사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간혹 신호등의 초록불을 파란불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옛날부터 청색과 녹색을 크게 구분하지 않고 ‘푸르다’라는 형용사로 표현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산을 멀리서 봤을 때 푸른색으로 보이는 건 진짜 그렇게 보여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유가 뭘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빛의 작용 때문입니다. 태양광이 공기 중 크기가 아주 작은 입자인 미립자와 부딪쳐 흩어지면 파장이 짧은 파란빛이 더 강하게 흩어집니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도 같은 원리이고, 새벽녘이나 해 질 무렵의 노을이 주황빛인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태양광이 더 긴 거리를 이동하면서 파장이 짧은 청색과 보라색 빛이 산란하여 노란색에서 빨간색 빛이 주로 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이런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은 산이 가까이 있어도 푸른 안개가 낀 것처럼 파랗게 보이는 블루마운틴 현상이 보고되는데, 산이 있는 곳에는 식물들이 있고, 식물 주변에는 미립자들이 아주 높은 밀도로 떠돌고 있습니다.
이 미립자들의 정체는 피톤치드(phytoncide)이고, 피톤치드는 식물이 체외로 방출하는 성분의 총칭을 의미합니다. 숲의 식물이 내뿜는 다양한 화학물질이 대기 중으로 휘발하면서 공기 중 미립자와 같은 역할을 하여 태양 빛의 청색광을 흩어지게 하고, 이것이 숲을 더욱 푸르게 보이도록 만듭니다.
그런데 피톤치드는 왜 생기는 걸까요? 피톤치드는 러시아의 생화학자 보리스 페도로비치 토킨(Boris Petrovich Tokin)이 붙인 이름입니다. 이 이름의 뜻은 ‘식물’을 의미하는 라틴어 피톤(Phyton)과 ‘죽이다’를 의미하는 치드(cide)의 합성어로 꽤 섬뜩한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식물이 내뿜는 휘발성분으로 인해 그 주변의 미생물이 사멸하는 현상을 통해 발견됐고, 식물에 곤충이나 병원균 등은 큰 적이므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내뿜는 물질입니다.
그러면 또 의문이 생길 겁니다. 사람들이 산림욕을 하러 가는 이유 중의 하나가 건강에 좋다고 하는 피톤치드를 느끼기 위함인데, 인간은 괜찮은 걸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병원균을 배제해준다는 것이 있습니다. 또 피톤치드는 인간을 죽일 만큼의 독성은 없으나 자극을 줄 수는 있습니다. 이런 원리를 활용한 여러 치료법이 존재하고, 약초 중에서도 많이 먹으면 독이 되나 적당히 먹으면 약이 되는 것이 있듯이 마찬가지 원리라는 겁니다.
이외에도 피톤치드에 자극받으면 자고 있던 몸속의 다양한 기능이 되살아나 활성화한다고도 하는데, 실제 NK세포가 활성화되거나 면역 글로불린 양이 증가하는 등 면역력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존재합니다.
여기까지 주제의 궁금증을 해결해봤습니다. 도서에서는 우리 곁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의 영리하고 신비로운 생존 전략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으니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길 바랍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도서 ‘식물의 발칙한 사생활’ : https://m.site.naver.com/1mXZ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