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약과 설사약을 같이 먹으면 어떻게 될까?

변비는 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딱딱해서 배변이 힘든 상태를 말하고, 설사는 변이 묽어지면서 배변 횟수가 늘어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두 증상 모두 강한 불편감을 주는데, 정도가 심하면 약을 먹기도 합니다. 여기서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변비약과 설사약을 같이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궁금증을 가지는 이유는 변비약이 설사를 유발하는 약이고, 설사약은 변비를 유발하는 약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는 절반만 맞는 이야기로 약의 기전에 따라 차이가 있기에 기전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비는 국제 진단 기준으로 최근 3개월 동안 다음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며, 증상 시작이 최소 6개월 이전인 경우 해당합니다.

이런 변비에 쓰는 약은 장운동을 촉진하는 약제와 변을 무르게 하는 약제 등 크게 두 종류가 있고, 이중 변을 무르게 하는 약제는 다시 팽창성 완하제와 삼투성 완하제로 나뉩니다.

팽창성 완하제는 섬유질 제제로 약제가 장 내의 변에 섞여서 수분을 흡수해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장벽이 늘어나게해 정상적인 연동운동을 유발합니다. 장의 신경이나 근육을 직접 자극해서 변화를 주는 게 아니라 몸의 원래 작동 방식에 가깝게 배변 운동을 도와주므로 오랫동안 사용해도 비교적 안전한 약제로 분류됩니다.

반면 삼투성 완하제는 약제의 농도가 체액보다 높아 삼투압 효과로 몸의 조직이나 혈관에 있는 수분을 장 내로 끌어들여 대변을 부드럽게 하고, 부피가 커지도록 해 대변량을 증가시켜 배변 활동을 돕습니다. 해당 약제 역시 장운동을 직접 촉진하지 않고, 변 자체의 상태를 바꾸는 방식이라 안전한 편입니다.

그런데 장운동 촉진제는 위장관의 연동운동을 직접 증가시키는 약제로 장 신경계나 장벽의 근육에 작용해 대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키고, 배변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보다 시피 변을 무르게 하는 약제들과는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다음으로 설사는 일반적으로 하루 3회 이상의 배변이 있으면서 묽거나 물 같은 변이 배출되는 증상입니다. 설사약도 두 종류로 나뉘는데, 수분이나 독성 물질을 흡착하여 묽은 변을 단단하게 하는 흡착제와 장운동을 억제하는 약제로 나뉩니다.

전자의 약제 방식은 장운동을 직접 억제하지 않으면서 변의 상태를 정상화한다는 점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후자의 약제 방식은 장벽의 근육(평활근)이나 장 신경계에 작용해 연동운동을 감소시키고, 장 통과 시간을 늘림으로써 수분 흡수가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이러한 기전은 급성 비감염성 설사나 기능성 설사에서는 효과가 있으나 독소성 세균 감염이나 장폐색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좋지 않습니다.

정리해보면 변비약은 연화제와 촉진제, 설사약은 흡수제와 억제제로 나뉘어 총 네 가지 종류가 있는 겁니다. 서로 반대되는 기전을 가진 약인 연화제(변비약)와 흡수제(설사약) 또는 촉진제(변비약)와 억제제(설사약) 조합으로 봤을 때는 알기 어려운데, 아마 어떤 약이 더 들어가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추측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흡수제(설사약)와 촉진제(변비약) 조합의 경우는 어떨까요? 아마 토끼똥 같이 생긴 게 나올 겁니다. 이 경우는 같이 복용했을 때 불편감을 느끼겠으나 변 자체가 조금 만들어질지언정 쌓이는 일은 없을 테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연화제(변비약)와 억제제(설사약) 조합입니다. 변을 밖으로 배출을 못하는데, 장 안에 변이 쌓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비슷한 상황이 장 마비 환자가 음식을 먹는 경우로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질환인 독성 결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독성 결장이 생기면 대장이 풍선처럼 크게 부풀고 발열, 빈맥, 백혈구 증가, 빈혈, 의식 변화, 저혈압과 같은 전신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응급 질환입니다.

염증이 심해지면 가스와 변이 빠져나가지 못한 채 계속 쌓이며 부풀고, 장 안의 압력이 올라갑니다. 그러면 장 벽 표면에 산소 공급이 잘 안 되며, 괴사하거나 장에 구멍이 날 수 있습니다. 빠른 처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궁금하더라도 변비약과 설사약을 같이 먹으면 절대 안 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국제성모병원 신장내과 조교수 이진혁, 내과 전문의 임필용

Copyright. 사물궁이 잡학지식. All rights reserved

변비약과 설사약을 같이 먹으면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