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고기는 약용의 이미지 덕분에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널리 알려졌는데, 구워 먹기도 하고, 양념에 재워서 먹기도 합니다. 보통은 구워 먹는 편으로 오리고기를 구우면 매우 많은 양의 기름이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육류를 구울 때 나오는 기름은 따로 모아서 버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오리고기 기름은 건강에 좋으므로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근거를 물어보면 대부분 마땅한 근거 없이 그렇게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합니다. 일부는 오리고기 기름이 수용성이라서 그렇다고 이야기하는데, 수용성은 어떤 물질이 물에 용해되는 성질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오리고기 기름은 물에 용해되는 수용성이므로 먹어도 되고, 살도 찌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일까요?
오리고기 기름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육류의 기름은 상온에서 굳으나 오리고기의 기름은 상온에서 굳지 않으므로 수용성이라는 주장이 맞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오리고기의 기름이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이유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기 때문입니다. 불포화지방산은 지방산 사슬 내에 한 개 이상의 이중 결합을 가지고 있는 지방산으로 분자 구조가 꺾어지면서 분자 간 인력이 감소해 결합이 느슨해지므로 상대적으로 녹는점이 낮습니다.
그리고 포화지방산은 지방산 사슬이 전부 또는 대부분이 단일 결합만으로 매우 단단하게 구성된 지방산을 말하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불포화지방산은 일반적으로 녹는점이 낮고, 포화지방산은 녹는점이 높아서 상온에서 굳고 안 굳고의 차이를 보입니다.
녹는점으로 따져봤을 때 오리고기 기름은 14℃ 정도이므로 상온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추운 곳에 놔두면 오리고기 기름도 다른 육류의 기름처럼 굳습니다.
참고로 불포화지방산은 들기름이나 참기름 등의 식물성 기름에 다량 존재하는 성분입니다. 이들은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는데, 오리고기 기름을 따로 챙겨서 먹을 바에는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먹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알아야 할 내용은 오리고기 함량 비율을 따져봤을 때 불포화지방산이 포화지방산보다 비교적 많다는 것이고, 닭고기나 돼지고기, 소고기와 비교해봤을 때 엄청나게 차이나지는 않습니다.
즉, 오리고기의 기름이 건강에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또한, 오리고기와 닭고기는 영양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으므로 맛있게 골고루 먹으면 됩니다.
추가로 음식과 관련한 속설 중에 찌개를 끓일 때 생기는 거품은 해로운 불순물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찌개를 끓일 때 거품을 걷어내기도 하는데, 이 거품은 요리의 재료나 양념 등에서 나오는 단백질과 녹말 등의 성분이 녹지 않고 응고되어 거품과 함께 떠오른 것입니다.
당연히 건강과 아무 관련 없고, 거품이 올라오는 과정에서 작은 양념 입자들이 딸려 올라오므로 걷어내면 맛이 싱거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형태로 생기는 거품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바로 세제 때문에 생기는 거품으로 뚝배기는 흙을 빚어 만든 것이므로 숨구멍이 존재하는데, 세제 거품이 숨구멍 안에 들어가 있다가 끓일 때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뚝배기를 설거지할 때는 세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쌀뜨물이나 밀가루 등을 이용해서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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