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는 바깥쪽 면은 매끄럽고 안쪽 면은 끈적거리는 얇은 필름이 돌돌 말려 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테이프를 사용하다 보면 두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낱장으로 떼어냈을 때 끈적거리는 안쪽 면에 붙어있던 바깥쪽 면은 왜 끈적거리지 않는 걸까요? 마찬가지로 테이프를 물체 표면에 붙인 다음에 떼어냈을 때 떼어낸 자리는 왜 끈적거리지 않는 걸까요?
먼저 접착제와 점착제의 차이부터 알아야 합니다. 접착제는 액체 상태에서 공기 중에 노출됐을 때 고체로 변하는 석유화학 제품의 성질을 이용한 제품으로 변할 때 생기는 접착력을 활용한 물질입니다.
점착제도 비슷한 원리이나 점착제는 불안정한 액체와 안정한 고체의 성질을 모두 포함하는 중간적인 형태로 접촉 부위에서는 고점도 액체 성질을 보이다가 떼어낼 때는 고체의 성질(응집력)을 나타내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상반되는 2개의 특성을 가진 물질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강한 접착력을 가지는 것이 접착제이고, 쉽게 뗄 수 있으면 점착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어쨌든 앞서 설명한 점착의 성질을 부여한 약제를 점착제(=감압 점착제, Pressure sensitive Adhesive)라고 하는데, 주제의 의문을 가진 사람은 접착제를 사용한 뒤 경험할 수 있는 강력한 끈적거림을 점착제를 사용할 때 떠올린 겁니다.
각설하고, 테이프는 위와 같이 여러 방식으로 구성하기도 하나 크게 점착제 부분과 필름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여기서 점착제 부분은 아크릴소재 물질(Acrylic adhesive)로 이루어졌고, 고무(Rubber/resin)나 실리콘(Silicone) 등의 합성수지도 이용합니다.
그리고 필름 부분은 지지체(Backing) 또는 캐리어(Carrier)라고 부르고(이하 ‘지지체’), 테이프의 역할에 따라 재질을 다양하게 이용합니다. (*다양한 재질 : 종이(마스킹테이프), 플라스틱 필름(PP, PVC, Polyimide, Cellophane), 금속호일(알루미늄테이프) 등)
돌돌 말린 테이프는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낱장의 테이프들이 잘 떨어지도록 해줘야 합니다. 여기서 첫 번째 궁금증을 해결해보면 어떠한 방법을 적용해 잘 떨어지도록 해줬기 때문입니다.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테이프의 구성을 지지체-프라이머(지지체와 점착제가 잘 붙도록 도와주는 물질)-점착제의 구조로 만드는 방법과 릴리즈 에이전트(낮은 표면에너지 때문에 다른 물질이 잘 붙지 않는 물질)-지지체-점착제의 구조로 만드는 방법이 있고,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이용한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테이프를 구성하는 지지체와 점착제 사이의 인력이 약해서 서로 잘 달라붙지 않을 때 하는데, 두 층 사이에 프라이머를 도포해 서로 잘 달라붙을 수 있게 해줍니다.
겹겹이 쌓인 낱장의 테이프들끼리는 그 사이에 프라이머가 없으므로 지지체와 점착제가 만나도 인력이 약해서 잘 달라붙지 않아 끈적거리지 않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테이프를 구성하는 지지체와 점착제가 잘 달라붙을 때 해줍니다. 돌돌 말린 테이프의 낱장들이 서로 안 떨어지려고 할 것이므로 지지체 윗면에 다른 물질이 잘 붙지 않는 릴리즈 에이전트라는 물질을 코팅해줍니다.
덕분에 겹겹이 쌓인 테이프들끼리는 점착력이 약해져서 떼어내도 끈적거리지 않게 됩니다. 이외에도 양면테이프는 릴리즈 라이너(Release liner)라고 부르는 흰색의 필름(polyester)을 활용해 아래와 같이 구성해주는 방법으로 끈적거리지 않게 합니다.
다음으로 두 번째 궁금증을 해결해보겠습니다. 테이프의 일반적인 점착 강도는 점착제 종류와 피착재의 표면 상태, 떼어내는 속도, 바닥면과의 각도, 붙여둔 시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점착제에 가해지는 힘(stress)의 방향은 5가지가 있고, (d) 박리(peel)의 경우에는 25mm 테이프 기준으로 0.2~0.5kg의 무게로 당기는 힘을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지지체와 점착제 사이의 강도는 이보다 높은 힘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드는데, 최대한 점착제가 남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이러한 성능을 테스트하는 방법을 박리시험(peel test)라고 합니다.
또한, 피착재와의 인력(adhesion, 동일한 물질(분자) 사이의 인력) 외에도 점착제 사이의 인력(cohesion, 다른 물질(분자) 사이의 인력)도 점착제가 남는 현상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점착제 사이의 인력(cohesion)이 점착 능력(adhesion)보다 커지도록 하여 테이프를 떼어냈을때 피착재에 붙은 점착제와 지지체에 붙은 점착제가 붙어있게 하므로 피착재에 점착제나 남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원고 투고 : 경희대학교 화학공학과 연구원 @맥주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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