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이나 샤프를 이용하면 종이 위에 글씨를 적을 수 있고, 지우개를 이용하면 적은 글씨를 지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원리로 글씨를 적고, 지울 수 있는지 생각해 본적이 있으신가요?
먼저 연필심이나 샤프심의 주성분은 탄소의 동소체 중 하나인 흑연입니다. 종이 위에 글씨를 쓰면 종이와의 마찰로 인해 파이 결합으로 결합해 있던 육각형의 흑연 판상 입자들의 결합이 파괴되면서 종이 위에 떨어져 나옵니다.
그러면 판상의 흑연 입자가 종이 위에 정전기적으로 붙으면서 우린 눈에는 종이 위에 글씨가 쓰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는 립글로즈가 입술에 발리는 모습과도 같습니다. 즉, 글씨를 쓴다는 표현보다는 흑연을 종이 위에 묻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위의 영상은 샤프를 이용해 종이 위에 글씨가 써지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보면 알겠지만, 편평해보이는 종이도 확대해보면 울퉁불퉁해서 그 위에 흑연이 묻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연필의 원리를 이해했다면 지우개의 원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우개는 연필이나 샤프 등으로 적은 글씨를 지우는 도구로 고무나 플라스틱이 주성분입니다.
지우개는 종이 위에 묻혀져 있는 흑연을 종이보다 강하게 잡아 당겨서 떼어내는 원리입니다. 지우개를 이용해 글씨를 지우면 지우개똥이라고 불리는 것이 잔뜩 생기는데, 강하게 잡아 당기면서 말아내는 방법으로 제거한 결과물입니다.
위의 영상은 지우개를 이용해 종이 위에 묻어 있는 흑연을 제거하는 영상입니다. 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깔끔하게 보이지는 않아도 지우개똥이 만들어지면서 흑연을 제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우개가 아니더라도 종이 위에 묻어 있는 흑연을 떼어내주기만 하면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스카치테이프의 접착력을 이용해 글씨를 제거해보고자 했습니다.
아쉽게도 일부만 제거됐고, 흑연을 일부 제거하자 글씨가 연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필과 지우개의 원리는 이렇게 단순합니다.
그렇다면 볼펜은 왜 지우개로 못 지우는 걸까요? 그 이유는 볼펜은 흑연이 아니라 잉크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잉크의 입자 지름은 약 0.0005mm로 매우 작아서 울퉁불퉁한 종이 섬유질 사이에 스며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따라서 지우개로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워지는 볼펜도 존재합니다. 지워지는 볼펜은 잉크 입자의 지름을 0.01mm로 20배나 크게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다른 원리로는 약 60℃ 이상의 열을 가하면 투명해지는 감온잉크를 사용해 지우개의 마찰열로 지우는 방법(=프릭션 볼펜)도 있습니다.
끝으로 많이 오는 질문 중에 볼펜심 뒷부분에 투명한 것의 정체를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이것은 잉크 역류방지액입니다. 수성 볼펜의 잉크는 점도가 낮아서 잉크 누출이 쉽습니다. 이를 방지 하기위해 끝부분에 역류방지액을 넣는 것뿐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Copyright. 사물궁이 잡학지식.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