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든 가구들은 왜 안 썩을까?

* 기존에 다루지 않은 과학 주제들로 사물궁이 도서 3~4권이 출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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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다양한 인테리어 가구가 있을 겁니다. 가구는 나무나 플라스틱, 금속, 유리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지는데, 이런 재료 중에서 나무로 만든 가구가 썩은 것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자연에 나뭇조각을 버려놓으면 썩은 뒤 탄소나 질소, 인 등의 영양소가 되어 토양으로 환원됩니다. 그런데 왜 나무 가구들은 멀쩡한 것 같을까요? 썩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 보지 못한 것인지, 썩기 전에 버려서 보지 못한 것인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일단 플라스틱이나 금속, 유리 등은 무생물이므로 썩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포함한 식물은 엄연히 생물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패해서 썩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썩은 가구를 보기 어려운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나무를 구성하는 물질에 관해서 알아야 합니다.

생태계에서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양분을 만드는 생산자입니다. 생산자는 동물과 같은 소비자의 먹이가 되어 양분을 공급하고, 나중에는 세균과 미생물 등의 분해자에 의해 분해되어 다시 생산자가 성장할 때 사용되는 무기물이 됩니다.

이러한 나무를 구성하는 물질에는 대표적으로 셀룰로스(cellulose)와 리그닌(lignin), 헤미셀룰로스(hemicellulose), 펙틴(pectin)이 있습니다.

이중 섬유소라고도 불리는 셀룰로스는 고등식물 세포벽의 주성분이고, 모든 식물성 물질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자연계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유기 화합물입니다.

그리고 리그닌은 세포벽에서 조직에 단단함을 부여하고 부패하지 않도록 해주는 중심 물질로 식물 줄기에서 수분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공격으로부터 방어해줍니다.

헤미셀룰로스는 세포벽을 이루는 셀룰로스 섬유의 다당류 중 펙틴질을 제외한 모든 다당류로 알칼리에 녹아 신호 전달 물질로 기능하기도 하고, 뿌리나 줄기, 씨앗, 열매의 저장용 탄수화물로서 기능하기도 합니다.

끝으로 펙틴은 1차 세포벽의 주요 구성 성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식물의 생장이나 발생, 형태 유지, 방어, 세포 간 접착, 낙엽현상, 과일 성숙 등에 관여합니다

나무로 만든 가구들이 잘 썩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물질들의 특성 때문인데, 나무로 가구를 만들 때는 준비된 목재를 바로 사용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목재의 종류나 두께, 건조 환경, 제작하고자 하는 가구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몇 주에서 몇 달 또는 몇 년을 인공 건조 또는 자연 건조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갓 자른 목재의 경우 나무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수분 함량은 30~50% 수준이라고 하는데, 보통 가구 제작에 사용되는 목재의 수분 함량은 6~15% 정도입니다.

수분 함량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균열이나 갈라짐, 뒤틀림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적절한 수준에서 수분 함량을 유지하는 것이고, 잘 건조해주면 앞서 살펴본 물질들이 장벽을 잘 형성하여 미생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

분해자인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온도와 습도 등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습도가 제거된 나무에서는 활동이 어려워 잘 썩지 않게 됩니다. 또 마무리로 코팅까지 해주므로 습도와 마모로부터 더욱 안전해집니다.

물론 보관을 엉망으로 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청소해주어 가구 표면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이물질을 최소화해주고, 표면에 왁스나 오일 등의 보호제를 정기적으로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직사광선으로부터 피해주어야 변색이나 갈라짐을 막을 수 있고, 습한 곳에서 사용하면 가구가 변형될 수 있으므로 사용 환경도 신경써주면 좋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도서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과학 이야기 3> 中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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