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풍미가 있는 것이 특징인 우유는 암소의 젖샘에서 분비되는 불투명한 백색의 액체입니다. 우리나라 흰우유 연간 소비량은 약 136만 톤으로 많은 사람이 즐겨 마시는데, 이런 우유를 구매하기 위해 마트나 편의점 등에 가보면 종이갑이나 플라스틱병에 담겨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여기서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대부분 음료가 캔에 담겨서 판매되는데, 왜 캔 우유는 없는 걸까요? 사실 종이갑은 음료를 담기에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일단 개봉하는 것부터 불편하고, 개봉한 후에 제대로 밀봉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내구성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어서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리면 터질 위험도 있습니다. 그래도 종이라서 떨어뜨렸을 때 다칠 위험은 적어 보이는데, 어린 아이도 즐겨 마시니까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종이갑을 사용한 걸까요?
객관적인 답변을 위해 우유 제조 업체 네 곳에 문의해 답변을 받았습니다. 캔 우유가 없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우유는 온도에 민감한 식품입니다. 반드시 0~10℃의 온도를 유지해줘야 하고, 이보다 높은 온도에서 보관하면 상할 우려가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캔은 열전도율이 높은 포장재이므로 우유를 캔에 보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한, 우유는 살균제품인데, 대부분 캔 포장 제품은 레토르트 멸균 공정을 거칩니다.
이해하기 쉽게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식품을 가열 살균하는데, 우유에 이 방식을 적용하면 갈변에 의해 맛과 성상이 변해서 적합하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 레토르트(고압솥)을 사용하여 대기압 이상의 압력 하에서 100℃이상의 수증기 또는 열탕으로 식품을 가열 살균하는 방법)
그리고 우유는 유통기한이 짧은 편입니다. 현재는 업체가 자율적으로 제조일로부터 9~14일에서 설정하고 있는데, 포장재의 단가가 높은 캔을 사용하면 비용 부담이 커집니다.
끝으로 캔은 주석으로 도금된 강철판을 사용한 용기인데, 여기에 우유를 담은 캔을 개봉했을 때 공기 중의 산소가 우유의 성분들과 반응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주석의 용출량이 증가해 우유가 부패할 수 있어서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우유는 캔 용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부 제품은 우유의 형태로 보임에도 캔에 담아서 팔기도 합니다. 사실 이들 제품은 코코아 분말이나 탈지분유 등이 섞인 혼합 음료이고, 우유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물론 캔 우유를 만들고자 하면 만들 수는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우유 제조업체가 캔 포장 시설을 갖추지 않았고, 앞서 알아본 다양한 이유로 굳이 비용을 들여 캔 우유를 생산할 이유가 없습니다.
추가로 우유를 가열했을 때 우유 표면에 얇은 막이 생기는 이유에 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많은 사람이 우유가 변질해 생긴 막이라고 생각하는데, 막이 생기는 이유는 열을 가했을 때 우유의 표면에서 수분이 증발하고, 단백질 중 락토글로불린이 응고하면서 주변의 지방이나 유당을 감싸기 때문입니다.
막이 생기는 것이 싫으면 계속 젓는 방법이 있고, (전자레인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젓기 어렵다면 저지방 우유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막은 유지방과 단백질이 7대3 정도의 비율로 구성됐기 때문에 지방이 적은 우유는 막이 잘 안 생깁니다.
그리고 가열했을 때 우유의 성분이 변해서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부 비타민은 파괴될 수 있으나 무시할 수준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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