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알맹이는 쉽게 떼지는데 왜 다시 붙지 않을까?

귤은 맛과 영양가가 좋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으며, 섭취와 뒤처리, 보관 등이 용이한 훌륭한 과일입니다. 이런 귤은 얇은 껍질을 제거하면 전체가 과육으로 되어 있고, 약간의 힘을 주면 알맹이를 여러 조각으로 쉽게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귤 알맹이들은 쉽게 떼지는데 왜 다시 붙지 않을까요?

우선 열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 열매를 맺는 꽃은 종류가 다양해도 기본적으로 암술(심피)과 수술, 꽃잎, 꽃받침 등으로 구성됩니다.

꽃이 피면 수술에서 발생한 꽃가루가 곤충이나 바람 등에 의해 암술머리에 붙은 뒤 화분관을 형성하고, 암술대를 뚫으며 정핵(정세포)이 씨방에 있는 밑씨까지 이동하여 난핵(난세포)과 만나 수정되어 씨앗이 됩니다.

식물은 이 씨앗을 퍼뜨리기 위해 과육을 만드는데, 동물을 유인해 먹이로 삼게 해서 멀리 운반시키기 위함과 씨앗이 싹트는 발아 과정에서 영양분 및 필요한 화학 물질을 저장하기 위함입니다.

어쨌든 열매의 형태는 이 과정에서 꽃의 어느 부위가 발달하고, 어떠한 구조들이 모여서 형성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열매는 크게 단과와 집합과, 복합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말 복잡해지므로 간단하게 분류해보면 아래 사진 중 오른쪽과 같습니다.

이중 주제와 관련한 귤은 준인과류에 속하는데, 인과류는 씨방과 꽃받기가 융합해 발육하는 반면 준인과류는 씨방만 발달하여 과육 부분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귤의 씨방 구조는 단일이 아니라 여러 개로 분리된 이생심피(apocarpous) 구조입니다. 심피는 씨방을 포함하는 암술을 말하고, 10~12개의 심피가 독립적으로 씨앗을 형성하며, 귤 알맹이의 개수와 같습니다.

여기까지 귤의 열매 형성 과정을 알아봤습니다. 왜 귤 알맹이가 여러 개로 이루어졌고, 쉽게 떼지는 것까지는 이해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왜 알맹이끼리 붙어있는 듯한 느낌이 날까요? 그 이유는 과육을 구분하는 막인 세그먼트 막(Segment membrane) 부분이 매우 얇으므로 과즙에서 나오는 수분 등으로 인해 점착력이 생긴 영향이 있고, 귤 겉껍질 안쪽으로 붙은 흰색 섬유질의 영향도 있습니다.

이 흰색 섬유질은 알베도(albedo) 또는 귤락(橘絡)이라고도 하는데, 과육으로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해 줍니다. 또한, 스펀지 같은 그물망 구조로 되어 있어서 충격 보호 기능을 해주고, 귤의 껍질과 과육 사이를 연결하여 형태 유지 및 전체의 구조를 보호해주는 역할도 해줍니다.

그리고 귤 겉껍질 밖의 주황색 부분은 플라베도(flavedo)라고 하고, 많은 기름샘이 있어서 귤에 광택을 주며, 안쪽의 과즙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여담으로 귤과 관련해서는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귤을 주무른 다음에 먹으면 귤을 익게 하는 에틸렌 성분이 나와서 더 달아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텐데, 한국과 일본에만 알려진 이야기로 사실이 아닙니다.

맛있는 귤을 고르는 간단한 방법은 꼭지를 확인하는 것인데, 귤의 색은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으니 꼭지가 초록색으로 된 것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귤의 크기는 2Small에서 2Large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중 S~M 크기가 맛있어서 로얄과라고 불립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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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알맹이는 쉽게 떼지는데 왜 다시 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