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이라는 용어보다 다른 용어로 널리 알려진 이것은 포유류 수컷의 생식기관 중 정자를 생성하는 기관입니다. 인간을 기준으로 설명해보면 남성의 복강 밖 음낭 속에 좌우로 각각 한 개씩 존재하고, 생김새는 타원형의 공처럼 생겼습니다.
살면서 자신의 신체에 호기심을 갖고 샅샅이 살펴본 적이 있을 텐데, 가끔 호기심이 극에 달한 사람의 경우 조금 위험한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개중의 하나가 고환의 위치를 바꾸는 행위로 좌우로 각각 한 개씩 존재하는 것이기에 위치를 바꿔주면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 이와 같은 일을 벌이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왜 해서는 안 되는지 그 이유에 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고환은 동맥과 신경, 정관 등을 포함한 정삭(Spermatic cord)이라는 관에 포함되어 양쪽 사타구니부터 시작해 알려진 위치까지 내려와 자리를 잡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임신 6~7개월쯤 태아의 고환에 부착된 고환길잡이(gubernaculum)가 고환을 음낭 아래쪽으로 끌어당기면서 임신 8개월에서 출생 전까지 하강을 완료하는데, 하강을 완료한 후에는 음낭간막(Scrotal ligament)이 되어 고환의 위치를 고정합니다. (*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잠복고환증(cryptorchidism)이라고 합니다.)
위로는 정삭이 아래로는 음낭간막이 붙잡고 있고, 고환은 관들을 따라서 여러 겹의 막으로 감싸져 있으므로 위치를 바꾼다는 것은 불가합니다. 또한, 음낭 한가운데에는 안쪽으로 음낭사이막(Scrotal Septum)이라는 것이 존재하므로 고환의 위치를 좌우 명확히 구분 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호기심에 장난치다가 고환의 위치가 바뀐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여러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는데,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위치가 바뀌었다고 착각한 것입니다. 이것이 아니라면 작은 가능성으로 어떠한 이유로 음낭사이막이 뚫렸거나 선천적으로 음낭사이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를 따져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위치를 바꾸는 것은 불가하고, 괜히 위치를 바꾸려고 시도하다가 고환염전증(Torsion of the testicl)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앞서 고환의 위아래로 정삭과 음낭간막이 고환을 붙잡고 있다고 했는데, 고환을 강제로 회전시키면 고환을 붙잡고 있는 끈이 꼬일 수 있습니다. 끈이 꼬인다면 고환에 혈액이 흐르지 않게 되고, 자칫 괴사해 제거해야만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위험한 시도는 하지 말고, 만약 끈이 꼬인 것 같다면 즉시 병원으로 가서 염전제거 및 고환 고정술을 시행해줘야 합니다. 비뇨의학과적으로 골든타임은 4시간에서 8시간이라고 하나 2시간에서 3시간 이내에 시행되는 것이 좋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투고 : 서울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전공의 윤지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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