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소의 젖에서 짜낸 흰색의 불투명한 액체로 많은 사람이 마시는 식품입니다. 우유는 마트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구매하는 우유의 유통기한은 7~10일 정도로 길지 않으므로 빨리 마셔야 합니다.
유통기한은 유통업체에서 식품 등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최종시한입니다. 즉, 이 시한을 넘긴 식품을 섭취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멸균 우유의 유통기한은 일반 우유보다 훨씬 길어서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우유의 공정 과정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마시는 우유의 시작은 젖소로부터 얻은 원유(갓 짜낸 우유)이고, 원유를 여과 및 냉각 과정을 통해 저장합니다.
그리고 원유를 원심분리기에서 고속회전시켜 불순물을 분리하고, 청정원유를 얻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유의 지방도 분리되는데, 지방은 버리는 게 아니라 표준화 과정을 통해 우유의 지방률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일반 우유에는 지방이 4%, 저지방 우유에는 지방이 1% 정도가 들어가도록 하고, 지방이 많으면 진한 맛이 납니다. 그런데 단순히 우유와 지방을 함께 둔다고 섞이는 게 아닙니다. 균질화 과정이 필요하고, 우유 속의 지방을 잘게 부수어서 골고루 분포하도록 해줍니다.
그다음 살균 과정을 거치는데, 살균 방법은 저온장시간처리(LTLT), 고온단시간처리(HTST), 초고온처리(UHT) 등이 있습니다.
저온장시간처리(LTLT, Low Temperature Long Time)는 약 65℃의 온도에서 30분 정도 가열해 살균하는 방식이고, 고온단시간처리(HTST, High Temperature Short Time)는 약 72℃의 온도에서 15초 정도 가열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초고온처리(UHT, Ultra High Temperature)는 130℃ 이상의 온도에서 0.5~5초간 가열하는 방식입니다. 어떠한 살균 방식으로 처리했는지는 우유의 포장지 겉면에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살균 처리 후 냉각, 저장, 충전(용기에 담는) 과정을 통해 소비자에게 유통됩니다.
살균 공정이 우유 속 미생물을 전부 죽이는 과정은 아닙니다. 우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만 하는 것이고, 웬만하면 우유 속의 유익균을 남길 수 있도록 합니다.
문제는 유익균도 세균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유익균이 우유 속의 젖당(유당)을 섭취하면서 젖산을 생성해 시큼한 맛을 내고, 우유 뭉침 현상이 발생하도록 하는 등 상합니다. 이런 이유로 일반 우유의 유통기한은 짧습니다.
그렇다면 우유의 유익균까지 제거해버리면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다는 걸까요? 그렇게 만든 우유가 바로 멸균 우유입니다. 1978년 처음 등장한 우유로 150℃의 고온에서 살균해 우유 속 모든 미생물을 제거해버렸습니다.
상할 요인을 제거하므로 유통기한이 상온에서 약 10주로 매우 길어집니다. 일주일에 불과했던 일반 우유와 비교해보면 10배 가까이 유통기한이 늘어난 겁니다.
여기서 10주라는 기간은 미생물과는 별개로 우유 속 지방이 우유로부터 분리하는 시기에 맞춰서 정해진 기간입니다. 그렇다면 멸균 우유는 유익균도 제거했으니까 일반 우유보다 영양 측면에서는 부족하지 않을까요?
세세하게 따진다면 그렇게 볼 수 있으나 큰 차이는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유를 가끔 찾는 사람이라면 유통기한이 긴 멸균 우유를 마시는 것이 낫습니다. 이외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유의 고소한 맛은 덜할 수 있습니다. 즉, 향과 풍미가 약해지므로 우유의 맛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멸균 우유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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